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사르르 녹았다.”
KIA 타이거즈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7-6으로 꺾었다. KIA는 1패 뒤 파죽의 4연승을 달리며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2009년 이후 8년 만에 거둔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아울러, 통합우승이기도 했다.
이범호는 이날 7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1안타(1홈런) 4타점으로 활약했다. 1홈런은 3회에 나온 결정적인 만루포. 이범호는 1-0으로 앞선 3회초 2사 만루서 타석에 등장해 더스틴 니퍼트의 초구 129km 슬라이더를 제대로 때려 좌월 만루포를 쏘아 올렸다.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홈런을 결정적 만루홈런으로 장식한 순간.
이범호는 이날 만루홈런에 힘입어 5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범호에겐 타이어뱅크 100만원 타이어교환권이 주어졌다.
다음은 이범호와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
“그 동안 너무 힘들게 해서 여러 가지로 팬들, 코칭스탭, 선수들에게 미안했는데 다행히 홈런 하나 쳐서 팀에 보탬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우승을 만끽하고 있다.”
-그 동안 부진했는데.
“오늘도 못 할 줄 알았다. 선수를 만들고 선수의 기를 모아주는 건 우리 코칭스탭이 최고다. 칠 수 있게끔 만들어주셨다. 쳐서 보답해드리고 싶었는데 우승하는 날 쳐서 다행이다. 믿고 내보내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잘 모시겠다.”
-홈런 상황을 설명해달라.
“변화구를 노리진 않았고 니퍼트 공의 각이 좋아서 타이밍을 앞에서 두고 쳤는데 걸렸다. 그래서 홈런을 하나 치게 됐다.”
-만루에서 특히 힘이 생기나.
“그런 건 아니다. 어제 가위에 눌렸는데 귀신이 들어있나 보다. 오늘은 만루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 니퍼트와 상대한다는 생각이었다.”
-홈런 직후 기분은.
“밸런스가 안 좋아 혹시 안 넘어갈까봐 길게 바라봤다. 김재환이 천천히 뛰어 가서 안 넘어갈 줄 알았는데 넘어가는 것 보고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 광주 가서 얼굴 들고 다닐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범호.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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