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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장점과 단점이 명확한 출발이었다. KBS의 초대형 프로젝트는 순항할 수 있을까.
지난달 28일 KBS 2TV 아이돌 리부팅프로젝트 '더 유닛'이 베일을 벗었다. '더유닛'은 연예계 데뷔 경력이 있고 무대 위에서 꿈을 펼치고 싶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이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준다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최종적으로 남자 유닛그룹 9명, 여자 유닛그룹 9명을 선발하며 두 팀이 각각 활동한다. 126명의 참가자가 출연하는 가운데, 가수 비가 MC 겸 멘토를 맡았고, 황치열, 현아, 샤이니 태민, 산이, 조현아 등이 멘토로 출연한다.
KBS 예능 사상 최대 규모의 제작비와 인력 투입으로 기대를 모은 '더 유닛'. 첫 방송 후 드러난 프로그램의 장·단점은 뚜렷했다.
먼저 장점은 출연자들의 진정성이었다. 건강악화로 에이프릴을 탈퇴했던 이현주는 "너무 억울하더라. 내 몸이 아파서 못한다는 게…. 포기를 할 수 없었다"며 도전 이유를 밝혔고, 티아라 전 멤버 아름은 "티아라를 1년 만에 나오게 된 이유가 불화가 아니라고는 말 못한다. 하지만 가족 간에도 싸운다. 당시 언니들은 어렸고, 나는 더 어렸다. 그 불화는 가족 간에도 있는 사소함이었다. 신병설도 있었다. 할로윈데이에 찍어서 올린 사진이 루머가 됐다. 그러다보니 대인기피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다 무서웠다. 괴물같이 보였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스피카 출신 양지원도 팀의 해체 후 녹즙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며 "내 힘으로 일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결의를 다졌다. 인생의 쓴맛을 맛 본 뒤 '더 유닛'을 통해 기회를 얻고자 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진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반면, 아쉬움은 이렇게 좋은 재료를 근사한 요리로 만들어내기 위한 '섬세한' 기술의 부족이었다. 참가자들을 대하는 심사위원의 따뜻함과 착한 편집은 경쟁작과의 차별화 지점이었지만, 오히려 프로그램의 긴장감을 떨어트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정 지원자에게 할애되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점도 오디션 프로그램의 빠른 편집에 익숙해진 시청자에게는 이질적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연예계 데뷔 경력이 있는 참가자들에게 다시 한 번 꿈을 펼칠 기회를 제공한다"는 '더 유닛'의 기획 의도에 어긋나는 본선 진출자가 논란을 낳았다. 배우, 연습생 도전자는 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충분히 만나볼 수 있는 출연자였다. '처음'이 아닌 '두 번째' 도전이 '더 유닛'의 정체성이기에 이 같은 기준의 모호함은 시청자의 반발을 불러왔다.
물론, 첫 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다. KBS의 베테랑 PD들이 대거 투입된 프로그램이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노하우는 또 다른 문제일 수 있다. '더 유닛'이 빠른 피드백을 통해 성공한 오디션으로 완성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 = KBS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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