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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2연패를 하는 동안 조급했다."
SK는 3일 전자랜드와의 원정경기서 황당한 패배를 당했다. 심판진이 2점 뒤진 경기종료 18초전 반칙작전에 의한 정재홍의 파울을 U파울로 선언, 경기를 스스로 마무리했다. 전자랜드는 박성진과 브랜든 브라운의 자유투로 승부를 갈랐다. SK는 심리적 타격이 컸다.
문경은 감독은 5일 오리온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그 상황을 떠나서 2연패를 하는 동안 내가 조급했다"라고 했다.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생각에 애런 헤인즈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고 자책한 것. 실제 장기레이스에서 주축선수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건 경기력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문 감독은 "개막 7연승을 하면서도 (변)기훈이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기훈이가 살아나야 한다"라고 했다. 무슨 의미일까. SK는 김선형이 발목 부상으로 장기 결장 중이다. 문 감독은 "헤인즈가 막히면 화이트가 풀어주면 된다. 둘 다 막히면 풀어줄 선수가 선형이다. 선형이가 빠지면서 허전한 구석이 있다"라고 했다.
헤인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국내선수들, 특히 시즌 초반 잠잠했던 변기훈의 슛 감각이 올라오길 기대한 것이다. 실제 문 감독은 이날 스타팅라인업에 헤인즈 대신 화이트를 넣었다. 헤인즈의 체력을 안배하고, 국내선수들의 비중을 높이기 위한 조치.
SK는 경기초반부터 연계플레이가 좋았다. 김민수와 최준용의 과감한 돌파 득점이 잇따라 나왔다. 1쿼터 중반 헤인즈가 투입되면서 더욱 살아났다. 헤인즈는 어시스트 능력이 좋다. 돌파로 수비수를 모은 뒤 정재홍과 이현석의 득점을 도왔다.
오리온은 2쿼터에 지역방어를 사용했다. 지역방어에 지역방어로 맞불을 놓은 것. 그러나 헤인즈가 손쉽게 해체했다. 지역방어 뒷공간을 파고든 최준용에게 절묘하게 어시스트를 넣었다. 문 감독이 바라던 변기훈의 외곽포도 터졌다. 헤인즈의 킥 아웃 패스를 3점포로 처리했다. 3쿼터에는 변기훈의 어시스트와 최부경의 골밑 득점, 헤인즈, 최준용, 변기훈으로 이어지는 패스에 의한 3점포가 잇따라 터졌다. 4쿼터에는 오리온이 성급한 공격으로 자멸했다. 그 사이 패스게임에 의한 화이트, 변기훈의 연이은 3점포로 손쉽게 승부를 갈랐다. 41점차 대승.
이 과정에서 SK는 오리온에 제공권에서 우위를 선보였다. 지역방어 성공 이후 속공으로 전개하는 특유의 장점도 발휘했다. 그러면서 7연승 기간, 최근 2연패 기간에 비해 헤인즈 의존도를 낮추면서, 득점 루트를 다변화했다. 경기 막판 화이트의 득점(19점)이 많았지만, 전반적으로 변기훈(18점), 최부경(12점), 김민수(9점), 정재홍(7점) 등 국내선수들이 고루 점수를 만들었다. SK로선 이상적인 승리다.
반면 오리온은 한계를 드러냈다. 제공권에서 밀렸고, 4일 부산에서 kt전을 치른 뒤 24시간만의 경기라는 체력적 불리함도 있었다. 3쿼터 들어 급격히 활동량이 떨어졌다. 전반적으로 야투율이 떨어졌다. 2~3쿼터에 화력을 지원해야 하는 드워릭 스펜서가 너무 부진했다. 경기 초반 허일영이 최준용의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발목에 부상한 것도 뼈 아팠다.
[변기훈.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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