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인천 이후광 기자] 이한비가 그야말로 ‘인생경기’를 펼쳤지만 팀 패배에 웃지 못했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지난 12일 GS칼텍스전 1세트 도중 전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외인을 잃었다. 테일러 심슨이 고관절 부상으로 이탈한 것. 그날은 국내 선수들의 힘으로 셧아웃 승리를 만들어냈지만 이후 치른 2경기서 모두 KGC와 현대건설전에서 모두 셧아웃 완패를 당했다.
25일 인천 IBK기업은행전에 앞서 만난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항상 고민이 많지만 요즘이 제일 많다”라고 한숨을 쉬며 “외국인 선수는 빨리 구하고 싶지만 사정 상 마음대로 시기가 당겨지지 않는다. 아마 다음주면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라고 새 외인 영입 계획을 밝혔다.
새 외인이 올 때까진 국내 선수들로 어떻게든 경기를 치러야 하는 흥국생명이었다. 박 감독은 “아무래도 이재영의 점유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주변 선수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일단 이한비를 선발로 내세운다”라고 이한비를 향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한비는 박 감독의 믿음에 완벽 부응했다. 당초 박 감독는 이한비가 이재영의 점유율을 덜어주길 희망했지만 이한비는 그것을 넘어 자기 몫을 했다.
1세트부터 이한비는 전위와 후위에서 5점을 합작하며 이날의 활약을 예고했다. 초반 조송화의 선택이 빛을 발휘한 순간. 여기에 이재영의 공격에 더해지자 외인 없이도 원활한 득점이 이뤄졌다.
이어진 2세트에선 이한비가 가장 빛났다. 이한비는 2세트 이미 16득점에 도달하며, 개인 최다 득점을 경신했다. 특히 고비 때마다 백어택과 서브 에이스로 IBK기업은행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도 했다. 이한비는 2세트서 에이스 이재영을 제치고 팀 내 최다 득점자(7점)가 됐다.
이한비의 활약은 계속됐다. 3세트 18-14에서 대각 공격으로 상대 추격의 찬물을 끼얹었고, 4세트 13-13에선 그림 같은 디그로 이재영의 공격을 뒷받침한 뒤 18-18에서 달아나는 오픈 공격에 성공했다. 4세트 듀스에 돌입한 것도 이한비의 대각 공격이 컸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마지막 5세트서 연이은 범실로 무너지며 무릎을 꿇었다. 이한비의 활약이 무색해진 순간이었다.
[이한비. 사진 = KOVO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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