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워낙 시즌 초부터 잘해줘서 (슬럼프가) 커 보였을 뿐이다."
키움 히어로즈 간판타자 이정후의 최대장점은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는 능력이다. 공략 가능한 코스가 워낙 많다. 그러면서 클러치능력까지 좋고, 올 시즌에는 장타력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3~4번을 오가며 맹활약했다.
그런데 8월26일 수원 KT전 도중 자신의 타구에 발등을 맞은 뒤부터 흐름이 묘해졌다. 이틀간 쉬고 9월29일 고척 삼성전서 돌아왔으나 슬럼프가 길어졌다. 슬럼프가 짧은 게 장점인 이정후를 두고 이정후 답지 않다는 말이 나왔다.
이정후는 스트라이드를 하면서 몸통을 크게 회전하는 스타일이다. 아무래도 발이 온전하지 않으니 자신도 모르게 힘차게 내딛지 못했을 수 있다. 자연스럽게 타구에 힘을 싣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타구 질이 나빠졌을 수 있다.
그런 이정후는 최근 애버리지를 증명했다. 11일 잠실 LG전 3안타를 시작으로 12일 고척 두산전 2안타, 13일 고척 두산전서 3안타를 날렸다. 3타점을 곁들였다.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흐름. 약 10경기 정도 이어졌던 슬럼프. 누구나 시즌을 치르면서 이런 기간을 겪지만, 이정후라서 특별하게 느껴졌다.
손혁 감독은 13일 고척 두산전을 앞두고 "시즌을 치르다 보면 흐름이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다. 평상시에 안 좋았을 때보다 기간이 길어서 그런(슬럼프) 얘기가 나왔다"라고 했다. 이정후라고 해서 슬럼프가 없는 게 아니라 있었는데 이번 슬럼프가 조금 길었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공교롭게도 이정후가 좋지 않을 때 키움에 부상자들이 넘쳐났다. 실제 8월 말~9월 초는 중위권 추락의 위기였다. 손 감독은 "팀 성적이 좋지 않은데 슬럼프까지 맞물리면 커 보인다. 그 차이"라고 했다.
손 감독은 이정후의 슬럼프를 애당초 특별하게 바라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살짝 시간이 걸렸지만, 이정후답게 돌아왔다. 팀도 위기를 딛고 조금씩 살아날 조짐이다. 크게 보면 야구 자체가 그런 스포츠다.
손 감독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치는 타자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텐데 요즘에는 좋아졌다. 선수들과 장난도 많이 치면서 밝아지고 좋아졌다. 워낙 시즌 초부터 잘 해줬고, 잘 맞은 타구도 잡혀서 슬럼프가 커 보였다"라고 했다.
이정후가 지난 4년간 워낙 잘 했기 때문에 이번 슬럼프가 커 보였다.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키움은 부상자들이 한, 두 명씩 돌아오고 있다. 손 감독은 100% 전력에 가까워진 뒤 이정후의 방망이까지 터지면 된다고 본다. 올 시즌 이정후는 109경기서 타율 0.339 15홈런 85타점 69득점 OPS 0.954.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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