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고아성x이솜x박혜수가 그린 1995년, 그 시절 '일하는 여성'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90년대 레트로 감성이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통해 스크린에서 완벽히 펼쳐진다.

28일 오전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감독 이종필)은 온라인을 통해 제작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종필 감독을 비롯해 배우 고아성, 이솜, 박혜수 등이 참석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1995년 입사 8년차, 업무능력은 베테랑이지만 늘 말단. 회사 토익반을 같이 듣는 세 친구가 힘을 합쳐 회사가 저지른 비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실무 능력은 퍼펙트하나 현실은 커피 타기 달인인 생산관리3부 이자영 역을 맡은 고아성, 미스터리 소설 마니아로 뼈 때리는 멘트의 달인인 마케팅부 정유나로 분한 이솜, 수학 올림피아드 우승 출신이지만 실체는 가짜 영수증 메꾸기 달인인 회계부 심보람 역의 박혜수까지. 뚜렷한 개성과 서로 다른 매력으로 뭉친 배우들의 유쾌한 앙상블로 예고편 공개 직후부터 뜨거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성 말단 사원들이자 회사와 맞짱 뜨는 세 친구로 분해 우정과 연대, 포기를 모르는 용기로 함께 이뤄낼 성장 서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90년대 풍경 재현도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영화는 90년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유니폼과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등 레트로 감성으로 그 시대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살려내, 다채로운 볼거리와 재미로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전망이다.

이종필 감독은 90년대 시대 구현에 대해 "사실적이길 바랐다. 가장 해보고 싶었던 건 지하철 플랫폼이다. 요즘은 스크린도어가 있고 '안녕'하면 각자 휴대폰을 보면서 집에 가지 않나. 옛날에는 서로를 멀뚱히 바라보는 몽글한 느낌이 있다. 그걸 꼭 해보고 싶었고, 했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아이디어를 잘 냈다. 90년대를 기억하시는 분들은 '그땐 그랬지' 하면서 준비했고 잘 모르는 분들은 조사를 해오면서 잘 맞춰갔다. 90년대 노래도 각자 찾아왔다. 그러면서 90년대 공기를 사실적이면서 재밌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고아성은 "지하철 장면을 배우들도 찍으면서 벅찬 기분이 있었다. 촬영 다음날 그 곳을 철거한다고 했다. 마지막 남은 90년대의 지하철역이었다. 마지막 컷을 찍고 나니 눈물이 나더라"라고 애틋한 기억을 되살렸다.

극중 이자영으로 분한 고아성은 "제가 95년에 4살이었다. 그래서 뚜렷한 기억은 없는데 놀라웠던 경험이 있다. 맨 처음에 헤어메이크업 테스트를 해본 뒤에 제가 어렸을 때 최초로 인지했던 '일하는 회사원'의 모습이 기억이 나더라. 그때 뭉클하면서 이 모습을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고, 본인이었던 분들이 있을 테니 정말 잘해야겠다고 결심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간으로는 포스터에 나오는 충무로 거리를 꼽았다. 고아성은 "90년대가 정말 많이 남아있는 거리다. 굉장히 초반에 찍었는데 저때도 뭉클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무엇보다 예고편 공개 이후 뜨거운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정유나 역의 이솜은 90년대 스타일을 온몸으로 뿜어냈다는 평가를 듣더니 "인정한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폭소케 했다. 그러면서 "사실 제가 요구한 부분이 많다. 첫 모니터를 보는 순간 '큰일 났다'였다. 너무 과한가 싶었다. 연기를 하는데, 연기가 안 보이고 얼굴만 보여서 고민이 많았다. 결과적으로는 잘했다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나는 겉모습이 되게 강해보이고 친구들에게 힘 빠지는 소리를 잘하는데, 강함 뒤에 어떤 내면이 있을지 찾으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도 타임머신을 타고 간 느낌처럼 그 시대에 있는 것 같았다. 저도 출근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고 직장에서의 유니폼도 기억에 남는다"며 "90년대 영상이라 인터뷰 영상들을 많이 봤는데 특유의 말투가 있더라. 미세하게 다르다"고 말한 뒤 90년대 말투를 재현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영상들과 잡지들을 많이 찾아봤다. 동묘에 가서 옷도 입어보고 그랬다. 갈매기 눈썹, 블루블랙 볼륨 헤어는 무조건 해야한다고 했다. 계속 서치를 하다가 집에 있는 앨범을 찾아보는데 엄마의 젊은 시절 사진을 봤다. 정말 멋쟁이셨다. 가죽에 목폴라,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멋있어서 의상팀에 이렇게 똑같이 입고 싶다고 했다. 그러고 모니터를 하는데 사진 속 엄마와 제가 너무 똑같더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심보라 역의 박혜수는 "저렇게 머리를 짧게 자를 때, 태어나서 가장 많이 길었던 상태였다. 그런데 감독님이 '보람은 무조건 숏컷이다'라고 하셔서 잘랐다. 자를 때 사실 눈물이 났다. 하지만 테스트 촬영 때 유니폼을 입고 저 안경을 쓰고 카메라 앞에 섰는데 왜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알겠더라. 보람 같더라. 너무 만족스러웠다"라고 전했다.

이어 "현장에 옛날 과자들이 많이 있어서 좋았다. 저는 레트로 감성, 복고를 너무 좋아한다. 옷도 옛날 할머니들한테 물려받은 듯한 옷을 좋아한다. 그래서 몇 개월 간 그 시대 속에 있다는 게 즐거웠다. 괜히 더 따뜻하고 정이 많았다"며 "외적으로 주는 것들의 힘도 컸다. 립라인, 쉐딩 등으로 디테일을 줬다. 서로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그때로 돌아간 느낌이 자연스러웠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박혜수는 "저희 영화 진짜 진짜 재밌다. 90년대를 살았던 분들과 또 지금 현재의 2~30대 분들이 보시면 모두가 공감하실 수 있는 이야기다. 많이 기대하고 봐주시면 좋겠다"라고 당부했고 이솜은 "저희 영화 케미 하나는 믿으셔도 될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는 고아성, 이솜, 박혜수를 비롯해 조현철, 김종수, 김원해, 배해선, 데이비드 맥기니스, 최수임, 이주영, 타일러 라쉬, 김예지 등이 출연한다. 오는 10월 중 개봉한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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