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초대형계약을 체결하며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던 박찬호, 추신수와 달리 스프링캠프에서 경쟁력을 보여줘야 빅리그에 설 수 있다. 승격된다 해도 연봉은 지난 시즌 연봉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양현종(33)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였다. 마침내 양현종은 그 기회를 잡았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13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양현종과의 마이너리그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존 힉스, 브록 홀트와 더불어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양현종은 텍사스 스프링캠프를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한다. 빅리그로 승격하게 된다면, 양현종은 연봉 130만 달러(약 14억원)를 받게 된다.
천신만고 끝에 얻은 기회다. FA 신분이 된 양현종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원했지만,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낸 팀은 없었다. 양현종은 40인 로스터 보장으로 조건을 낮췄으나 FA시장은 차가웠다. FA 대어들은 칼자루를 쥐고 있었지만, 양현종 입장에선 녹록치 않았다. 지난 시즌에 기복을 보였던 것도 양현종에겐 악재였다.
힘겨운 시간을 이어가던 양현종이 마침내 기회를 잡았다. 양현종은 텍사스와의 마이너리그 계약을 통해 스프링캠프에 초청됐고, 내부 경쟁을 맞이했다. 스프링캠프를 거쳐 빅리그에 승격하게 된다면, 박찬호-추신수에 이어 텍사스에서 뛴 3번째 한국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박찬호(5년 6,500만 달러), 추신수(7년 1억 3,000만 달러)가 대형계약을 맺으며 텍사스에 입성한 반면, 양현종은 가장 낮은 자리에서 출발한다. 양현종에게 중요한 건 돈이 아니었다. KIA 타이거즈 잔류를 택했다면 거액과 함께 상대적으로 안정된 길을 걸을 수 있었지만, 양현종은 메이저리거라는 꿈을 위해 KIA의 제안을 정중히 고사했다.
가시밭길을 택했지만, 바늘구멍은 아니다. 코로나19 여파로 팀별 60경기를 치렀던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은 종전과 같은 팀별 162경기 체제로 진행된다. 장기레이스인 데다 아직 텍사스의 선발 로테이션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팀인 만큼, 양현종으로선 충분히 해볼만한 도전이다. 현지언론은 양현종이 조던 라일스, 데인 더닝, 카일 코디 등과 4~5선발 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에 KIA 역사상 최다인 통산 147승을 따내며 통산 최다승 4위에 올랐던 양현종은 3위 이강철(152승)과의 격차가 크지 않았다. 잔류한다면 최다승 외에 이닝, 탈삼진 등 다양한 항목에서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위대한 도전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양현종의 시선은 오로지 메이저리그 무대를 향했다. 또 다른 의미의 위대한 도전을 택한 셈이다. 가시밭길을 택한 양현종은 경쟁을 거쳐 그토록 원했던 빅리그 무대에 설 수 있을까. 텍사스는 오는 18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에 돌입하며, 양현종 역시 이에 발맞춰 미국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