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코뼈가 부러져 타이거 마스크를 착용했던 김태영 감독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김태영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2002 한일월드컵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대한민국의 4강 진출에 큰 힘을 실었다. 그중 16강 이탈리아전에서 투지 넘치는 허슬 플레이를 보여줬다. 이 경기 전반 7분경, 김태영은 이탈리아 공격수 크리스티안 비에리의 팔꿈치에 맞아 코뼈 굴절 부상을 입었다. 그럼에도 후반 중반까지 소화하고 공격수 황선홍과 교체 아웃됐다.
25일 이천수의 개인 채널 ‘리춘수’에 출연한 김태영은 이탈리아전을 회상하며 “코피가 계속 나서 솜으로 양 쪽 콧구멍을 막았다. 하프타임에 세수를 하는데 코가 점점 붓기 시작했다. 의료진에게 물어보니 타박상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참고 뛰었다”고 말했다.
코뼈 골절이라는 사실은 경기 끝나고 알았다. 김태영은 “알고 보니 히딩크 감독이 일부러 팀닥터에게 ‘태영이에게 (코뼈 골절이라는) 얘기 하지 말라’고 했다. 그 얘기를 하면 내가 돌변해서 이탈리아 선수를 보복할 것이라 걱정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태영은 4강 스페인전을 앞두고 검붉은색 안면 보호 마스크를 착용한 채 나타났다. 팬들은 ‘타이거 마스크’라는 애칭을 붙였다. 이천수가 “마스크 제작할 때 (유)상철이 형이 도와줬어?”라고 묻자 김태영은 “그렇지. 상철이가 일본 쪽에 연락해서 마스크 제작업체 사람 2명을 불렀다. 그 분들이 내 얼굴 윤곽을 떠서 마스크를 만들었다”고 제작 비화를 들려줬다.
이들은 히딩크 감독의 선수단 길들이기 얘기도 꺼냈다. 이천수가 먼저 “히딩크 감독이 우리에게 투지를 엄청 강조했다. 훈련 중에 유니폼 잡아끌어도 파울을 안 불었다. 그런데 태영이 형에게는 살살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태영은 “히딩크 감독이 내 스타일을 파악했다. 나를 따로 불러서 ‘릴랙스 해’라고 했다”며 선수 개개인을 다루는 방법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한일월드컵을 비롯해 A매치 105경기에 출전한 김태영은 은퇴 후 지도자 길을 걸었다. 대한민국 연령별 대표팀 코치를 두루 경험했고, 전남 드래곤즈, 수원 삼성 수석 코치를 거쳐 2020년부터 천안시 축구단(K3리그)을 이끌고 있다. 김태영 감독의 천안은 26일에 울산시민축구단과 K3리그 개막전을 치른다. 김태영호는 2023시즌 K리그2 참가를 목표로 세우고 닻을 올렸다.
[사진 = AFPBBnews, 리춘수,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