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한남 박승환 기자] "열심히 뛰어 다니겠다" 허구연 총재의 공언은 빈 말이 아니었다. 위기에 빠진 KBO리그를 위해 미디어데이 때부터 선수들과 소통을 위해 애썼다.
허구연 총재는 지난달 31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미디어데이서 "KBO리그가 40주년을 맞았는데, 새롭게 재출발을 해야 한다. 올해는 프로야구가 심하게 표현하면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한 해라고 생각한다"며 "야구계 전체가 팬들을 위한 야구를 해야 한다. 그리고 진정으로 팬을 위한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삿말을 마친 허구연 총재는 자신의 자리가 아닌 선수들이 모여있는 장소로 이동했다. "열심히 뛰어 다니겠다"를 몸소 실천했다. 허구연 총재는 왼쪽에 추친수, 오른쪽에 이대호를 끼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더니 자리를 옮겨가며 선수들과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허구연 총재는 선수들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했을까. 바로 '팬 퍼스트'를 위한 대화였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는 "한국 야구가 위기라고 생각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겹친 것도 있지만, 안 좋은 일이 너무 많았다. 총재님께서도 노력을 많이 한다고 하셨고, 우리도 해야 할 것 같다"며 "야구를 즐겁게 관람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다"고 허구연 총재와 나눈 대화 내용을 전했다.
SSG 랜더스 추신수 또한 "허구연 총재님 말씀이 전적으로 맞다. 야구장에 팬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을 선수들이 느꼈을 것"이라며 "팬들이 다시 야구장에 오게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허구연 총재님과 대화를 많이 하겠다. 한국 야구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KBO리그는 중계사의 저작권 보호 등의 이유로 그동안 '움짤'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때문에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는 물론 재미있는 장면까지 확대 재생산되는 일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허구연 총재도 이 문제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취임식에서 "팬들이 쇼츠, 짤 등을 사용 못 할 것이다. 요새 젊은 팬들이 3시간 동안 야구를 보지 않는다. 어떻게든 젊은 세대가 야구를 친근하게 접근하고 놀 수 있는 것을 빨리 앞당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움짤과 쇼츠 영상에 대해서도 선수들의 의견을 들었다.
김광현은 "바쁘신 와중에도 선수들의 의견을 들어주시려고 해서 감사하다"고 말 문을 열며 "한 가지 말씀드린 것은 영상 문제다. 팬들은 야구 끝나고 하이라이트 방송을 주로 보실 것이다. 그런데 영상화가 아닌 사진화가 돼서 나오는 것이 아쉽다. 야구 룰이 쉬운 것도 아니고 야구를 처음 접하는 분들께는 어려울 것이다. 재밌게, 쉽게 풀어갈 수 있게 영상으로 소개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정지택 전 총재의 돌연 사임으로 갑작스럽게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허구연 총재는 시작부터 두 팔을 걷고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허구연 총재가 얼마나 많은 개혁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허구연 KBO총재가 31일 오후 서울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진행된 '2022 KBO 미디어데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한남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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