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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그냥 한 얘기는 아니었다."
KIA 장정석 단장은 지난 2월26일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에 출연, 한화와의 첫 대외 연습경기를 해설했다. 해설위원 출신답게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로운 설명이 눈에 띄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게 타격이 눈에 띄게 향상된 박찬호였다.
당시 박찬호의 타격 모습을 지켜보더니 "올해 타격 지표가 오를 것이다"라고 했다. 실제 박찬호는 자체 연습경기, 대외 연습경기부터 심상찮은 타격감을 선보였다. 시범경기서도 9경기서 23타수 10안타 타율 0.435 2타점 6득점했다.
'제2의 이종범' 김도영에게 가린 측면이 있었지만, 박찬호도 시범경기 4할 내야수로 맹활약했다. 2014년 데뷔 후 늘 타격이 고민이었다. 강타자 출신 전임 감독들도 박찬호의 방망이를 살리지 못했다.
그랬던 박찬호가 올해 포텐셜을 터트릴 조짐이 보인다.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약 1~2개월간 꾸준히 좋은 밸런스를 보여줬다는 게 고무적이다. 장 단장은 오른손타자 박찬호가 왼 어깨와 왼 발이 일찍 열리는 습관이 사라지면서 공을 끝까지 지켜보고 정확하게 타격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장 단장은 최근 전화통화서 웃으며 "운 좋게 맞았다"라고 했다. 그러더니 이내 "그냥 한 얘기는 아니었다"라고 했다. 장 단장이 스프링캠프를 매일 현장에서 지켜본 건 아니었다. 그러나 1군 선수들의 훈련을 볼 때마다 준비가 잘 된 박찬호가 눈에 띄었다.
장 단장은 "알아서 준비를 잘 해온 것 같다. 몸도 좋아졌다. 선수들이 움직이는 모습, 훈련 모습을 보면 쉬는 동안 준비를 잘 했는지, 부족했는지 보인다. 박찬호는 올해 눈에 띄게 준비를 잘 해온 느낌이다"라고 했다.
여기에 장 단장은 김종국 감독의 믿음도 한 몫 했다고 분석했다. 기본적으로 김 감독은 지명타자 최형우, 중견수 소크라테스 브리토, 우익수 나성범, 2루수 김선빈 정도를 제외한 전 포지션에서 경쟁 체제를 붙인다.
그러나 페이스가 좋은 선수들은 전폭적으로 밀어주며 지원하기도 한다. 박찬호가 이 케이스다. 애당초 김도영의 등장으로 박찬호가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박찬호도 김도영만큼 임팩트를 선보이자 김 감독은 '공존'을 택했다. 수비가 좀 더 안정적인 박찬호에게 유격수를 맡기며 여전한 신뢰를 보여줬다.
장 단장은 "선수들이 경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선수에겐 본인의 자리를 확실하게 만들어주는 환경도 중요하다. 감독님이 마음 속에선 활용할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지만 분위기는 경쟁하는 쪽으로 만들어놓고 있다"라고 했다.
자연스럽게 박찬호의 움직임이 후배들에게 더 많은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했다. 장 단장은 "어린 선수들이 찬호의 수비 움직임 같은 것을 보고 배우는 점도 있다. 찬호도 겉으로는 별 말 안 하지만, 속으로는 (김도영 등 후배들에게 밀리면 안 된다는 의식)품고 있는 게 있을 것이다. 그런 마음이 좋은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라고 했다.
박찬호의 2~3월 모의고사는 만점이었다. 이제 6개월짜리 본 고사에 들어간다. 4할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해야 한다.
[박찬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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