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두산이 두산했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선수단과 프런트를 바라보는 레전드의 한마디였다.
두산은 지난 해 예상을 뒤엎고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 7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 기간 동안 우승도 세 차례 차지했다.
올해도 "어렵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FA 자격을 얻은 김재환을 눌러 앉히는데 성공했지만 박건우를 잡지 못했다. 이젠 두산에서 FA를 신청하고 떠난 선수들로 라인업을 꾸릴 수 있을 정도. 김현수, 양의지, 민병헌, 오재일, 최주환 등 두산 출신 FA의 이적이 유난히 많았다.
그럼에도 항상 두산은 세간의 평가를 뒤집는 놀라운 저력을 보여줬다. 대체 그 이유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두산의 '레전드' 홍성흔은 "두산이 두산했다"라고 표현했다. 1999년 두산에 입단해 신인왕을 차지하고 2001년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홍성흔은 2009~2012년 롯데에서 뛰고 난 뒤 2013년 다시 두산으로 돌아와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도 함께 했다.
"'두산이 두산했다'고 표현하고 싶다"는 홍성흔은 "나도 다른 팀에 갔다 와봤지만 프런트가 일을 정말 잘 한다"라고 프런트의 기민한 움직임에서 이유를 찾았다.
이어 그는 "선수를 잘 뽑는다. 트레이드 타이밍도 기가 막힌다. 성공 확률도 높다. 그만큼 공부를 많이 했다는 것이다. 2군 선수에 대한 관심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구단주님까지도 야구를 좋아하시니까 신경을 많이 쓴다. 모든 것이 잘 할 수밖에 없는 흐름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비록 FA 시장에 '큰손'으로 군림할 수는 없어도 방법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두산의 트레이드는 소름 돋을 정도로 성공률이 높았다. 두산이 2020년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홍건희와 이승진은 무너져 가던 불펜 투수진을 살린 일등공신이었고 지난 해에는 LG와의 트레이드로 데려온 양석환이 홈런 28개를 터뜨리는 괴력을 선보이면서 또 한번 대박을 쳤다.
1982년 프로 원년 우승의 주역인 '불사조' 박철순도 "든든한 김태형 감독이 있고 두산 프런트가 선수 수급이나 관리를 잘 하는 것 같다"라고 이유를 짚으면서 "올해도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 믿는다"라고 응원했다.
두산은 2일 잠실구장에서 한화와 개막전을 치렀다. 홍성흔과 박철순을 비롯해 김형석, 더스틴 니퍼트 등 시대를 대표하는 베어스 레전드 4인방이 시구 행사에 나섰고 양석환은 2회말 동점 투런포를 날리며 팀의 분위기를 전환했다. 한화를 6-4로 제압한 두산은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양석환은 올해 팀이 약체로 평가받고 있는 것에 대해 "워낙 계속 들었던 말이라 선수들도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인 것 같다. 올해도 (박)건우 형이 나갔지만 (김)인태는 좋은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이고 (강)진성이도 잘 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투수 역시 (임)창민이 형과 (김)지용이 형 등 좋은 투수들이 왔기 때문에 올해도 쉽게 질 것 같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박건우의 공백을 메운 김인태는 쐐기 2타점 적시타를 날렸고 NC에서 방출되고 두산 유니폼을 입은 임창민은 1⅔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수확했다. 이것이 두산의 힘이다.
[홍성흔의 현역 시절 모습.(첫 번째 사진) 양석환이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하고 있다.(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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