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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지난 2일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개막전에서 기록한 SSG 외국인투수 윌머 폰트(32)의 ‘9이닝 퍼펙트 진기록’이 여전히 화제다.
폰트는 창원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개막전에서 9이닝 동안 27타자를 맞아 단 1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7탈삼진에 투구수는 104개.
이날 NC는 박건우(중견수)-전민수(지명타자)-손아섭(우익수)-닉 마티니(좌익수)-박준영(3루수)-오영수(1루수)-서호철(2루수)-박대온(포수)-김한별(유격수)로 선발 타순을 구성했다.
하지만 NC는 9회말 김한별 타석에 정진기를 대타로 내세워 출루를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결과는 삼진 아웃.
폰트는 KBO 리그 역사상 9회까지 퍼펙트 투구를 한 최초의 투수가 됐다. 그러나 퍼펙트게임을 완성한 것은 아니었다. SSG 타선이 9회까지 단 1점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대기록은 달성 못했지만 KBO 역사에 '진기록'으로 남아 있게 됐다.
똑같은 9회 퍼펙트 경기를 펼쳤지만 폰트처럼 기록으로 인증 받지 못하고 ‘진기록’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27년전 쯤이다. 1995년 6월3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잭 머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몬트리올 엑스포스와 샌디에이고전이다.
몬트리올 엑스포스 선발 투수는 23살의 페드로 마르티네스였다. 이날 ‘외계인’은 샌디에이고 타선을 9회 동안 단 한명도 출루시키지 않고 완벽하게 막아냈다. 9이닝동안 탈삼진을 9개 잡아내며 대기록을 작성하는 듯 했다. 투구수는 93개 뿐이었다.
하지만 폰트의 SSG처럼 몬트리올 엑스포스 타선도 9이닝 동안 조이 해밀턴에게 안타 3개만 뽑아냈을 뿐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당시 샌디에이고 타선을 보면 왜 안타를 못쳤을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쟁쟁한 타자들이 포진해 있었다. 그만큼 페드로의 공이 완벽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훗날 명예의 전당 헌액된 토니 그윈을 비롯해서 나중에 올스타에 뽑힌 빕 로버츠, 스티브 핀리, 브래드 오스무스, MVP 켄 캐미니티 등이 있었지만 외계인의 공에 농락당했다.
경기는 연장으로 흘러갔다. 10회초 공격에서 몬트리올이 1점을 뽑았다. 그리고 10회말 샌디에이고의 공격.
여기서 폰트와 페드로의 결정이 갈렸다. 폰트는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페드로는 퍼펙트 게임을 완성하기 위해서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3타자만 막으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위대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는 연장전 퍼펙트 게임을 달성할 수 있었다.
1959년 5월 26일 하비 해딕스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연장전 퍼펙트 게임을 달성하기 위해서 페드로는 마운드에 다시 섰다.
페드로는 선두 타자 1번 빕 로버츠와 상대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로버츠에게 우익 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허용하고 미련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9이닝 퍼펙트'를 기록한 페드로의 공식 기록은 폰트와 달랐다. 폰트는 9이닝 7탈삼진이었지만 페드로의 기록은 9이닝 '1안타' 9탈삼진이었다. 기록만 보면 '9이닝 퍼펙트'가 아닌 것 처럼 보인다.
[사진=AFPBBNews]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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