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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나름대로 아마추어 시절 국대도 해서 자부하고 들어갔는데…"
KIA 김종국 감독과 '슈퍼루키' 김도영은 공통점이 있다. '타이거즈 신인 개막전 리드오프' 1~2호 타자라는 점이다. 고려대를 졸업한 김 감독은 1996년 1차 지명으로 입단, 1996년 개막전(4월13일 광주 쌍방울전)서 리드오프를 맡았다.
26년이 흘러 2022년 1차 지명 김도영도 2일 광주 LG전서 개막전 리드오프의 중책을 맡았다. 역대 타이거즈 고졸 신인 최초 개막전 리드오프. 결과는 4타수 무안타 2삼진이었다. 3일 광주 LG전서도 리드오프로 나섰으나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26년 전의 일을 생생히 기억했다. "SSG 김원형 감독님이 선발투수였다. 3타수 무안타에 볼넷 하나를 기록했다. 첫 타석에 볼넷을 얻어서 득점까지 했다. 김 감독님도 긴장해서 그랬던 것 같다. 선취점을 냈는데 우리가 졌다"라고 했다.
누구나 처음의 기억은 강렬한 법이다. 김 감독은 대학 시절 국가대표까지 해봤지만, 프로 데뷔전의 긴장감이 남달랐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대졸이었고 나이도 좀 있었다. 아마추어 시절 국대도 해서 자신 있게 나갔는데 만원관중에서 위축된 부분이 있었다"라고 했다.
김도영도 많이 긴장했을 것이라는 게 김 감독 얘기다. "얼마나 긴장했겠나. 티는 안 냈던데 김도영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래도 자기 스윙도 한 것 같고 얼굴표정을 보면 항상 똑같다"라고 했다. 아직 결과물은 없지만 마인드만큼은 합격점이다.
LG 류지현 감독도 1994년 데뷔 시즌부터 리드오프를 맡았다. 그러나 "연습경기에 시범경기도 톱타자로 나갔는데 개막전에는 9번 타자를 했다. 두 번째 경기부터 리드오프였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훗날 당시 이광환 전 감독에게 이유를 들었다. 이 전 감독은 류 감독이 개막전이라는 부담감을 떨쳐내길 바라는 차원에서 부담이 덜한 9번 타순에 넣었다.
종합하면 개막전은 베테랑들도 은근히 긴장되는 무대다. 똑같은 1경기라고 해도 다르긴 다르다. 더구나 프로에서 아무런 경험이 없는 신인, 심지어 이제 막 20살이 된 고졸신인에게 개막전 리드오프는 막중한 부담감이 주어지는 자리다.
김 감독은 김도영이 그 정도의 무게감을 극복하고 스타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6년 전 김응용 전 감독이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과감하게 개막전부터 중책을 맡겨 신뢰를 부여했다. 물론 김도영의 심정을 가장 잘 이해하지만, 이곳은 아마추어 무대가 아닌 프로 세계다. 김 감독은 "1선발 공을 치기 쉽지 않다. 도영이도 앞으로 대비를 잘 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종국 감독(위), 김도영(아래). 사진 = 광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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