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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더불어민주당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4일 '말 폭탄'을 주고받으며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 윤호중 위원장이 이날 오전 부산시당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인수위의 여러 활동을 비판하며 “구속 수사 감”, '점령군 놀이' 등 격한 표현을 사용하자, 인수위는 이에 반발하며 “상식을 벗어난 언행”이라고 대응했다.
차기 정권과 172석 거대 야당의 신경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해석됐다.
윤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인수위의 불법적 월권행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안하무인 격으로 점령군 놀이에 빠져 법과 원칙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인수위는 정부 부처도 아닌 방송문화진흥회에 간담회를 빙자한 업무보고를 강행했고, 종편 4사와 SBS, EBS를 상대로도 밀실 간담회를 진행했다”며 “명백한 방송장악 시도”라고 했다.
윤 위원장은 “공수처 업무보고 자리에서는 김진욱 공수처장에게 노골적으로 사퇴를 종용하는 일까지 있었다”며 “엄연한 불법행위”라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 동생 동창의 대우조선해양 대표 선임 논란에 대해서도 “본업을 제쳐두고 ‘윤석열 사단’ 낙하산 자리 찾기에 혈안인 꼴”이라며 “염불에는 관심 없고 잿밥에만 눈이 먼 인수위가 더는 탈선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당선인은 국정농단 수사 당시 직권남용 혐의를 광범위하게 적용했다”며 “당시 검찰 잣대 대로면 인수위의 불법은 모두 구속수사 감”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의 첫 단추인 인수위가 법과 원칙을 무시한다면 윤석열 정부 국정도 헌법과 법률을 파괴한 MB 정부 시즌2, 국정농단 정권 시즌2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인수위의 불법 행위가 반복되지 않게 당선인의 비상한 조치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인수위 원일희 수석부대변인은 “부적절한 거친 표현으로 인수인계를 방해하고 심지어는 발목 잡는 듯한 언행은 삼가주실 것을 다시 정중히 촉구한다”고 했다.
원 수석부대변인은 “인수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서 정권 이양기에 새 정부의 국정 과제를 선정하고 국민께 앞으로 새 정부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큰 그림을 그리는 작업에 몰두하고 매진하고 있다”며 “법과 원칙, 상식에 따라 일하는 인수위와 효율적이고 유능하게 일할 새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는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원 수석부대변인은 “‘밀실 간담회’라는 표현 자체가 민망하고 부적절하다”며 “업무보고 대상이 아니라 간담회로 의견을 청취하는 게 무엇이 문제가 되는가”라고 했다. 그는 “그런 거친 표현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윤 위원장의 언행 자체가 상식을 벗어난 게 아닌가”라고 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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