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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런던 유주 정 통신원] 전립선암 투병 사실이 공개된 루이스 반 할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에게 자신의 암 발병을 숨기기 위해 ‘첩보 작전’ 수준의 동선을 짜내야 했다고 털어놨다.
반 할 감독은 현지시간 지난 3일 네덜란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립선암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들에게 투병 사실을 숨겼다고 한다. 반 할 감독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종류의 일을 털어놓지 않는 게 좋다고 본다. 그들의 선택과 결단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 의도에서 선수들이 (내 병에 대해) 알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20년 처음 전립선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본격적인 치료는 지난해 들어서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25차례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대표팀 훈련이 진행되던 시기에도 여러 차례 병원을 찾아야 했다고 한다.
반 할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특혜를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병원에 방문할 때는 뒷문으로 드나들었고, 병원에 들어가면 즉각 다른 방으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반 할 감독은 이어 선수들의 눈을 피해 한밤중 치료를 받으러 가야 했다고도 털어놨다. 선수들의 경기력에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는 반 할 감독의 치밀한 노력 덕분에, 네덜란드 대표팀 선수들은 방송 전까지 그의 투병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편 이 같은 내용은 그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 할 감독은 1951년생으로 올해 일흔 살이다. 2000년 이래 세 번째로, 지난해부터 네덜란드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다. 2014~2016년엔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령탑으로도 근무했다.
그는 올해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마무리한 뒤 대표팀 감독직에서 내려오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네덜란드에선 매해 1만2000여 명이 전립선 진단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립선암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5년 생존율은 85% 이상이다.
[사진 = AFPBBNews]
유주정 통신원 yuzuj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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