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지난 해 6월 25일은 삼성과 한화가 트레이드에 합의한 날이었다. 삼성은 1루수와 외야수가 가능한 이성곤을 한화로 보내는 대신 한화로부터 유틸리티 내야수 오선진을 영입하는 1대1 맞트레이드였다.
오선진은 트레이드 이후에도 크나큰 반전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지난 해 23경기에 나와 타율 .214 2타점에 그친 것이 전부였다. 생애 첫 FA 자격이 주어졌지만 끝내 FA 신청을 포기했다. 시장의 평가를 받기에는 성적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오선진은 주요 전력으로 분류되지 않는 듯 했다. 삼성은 스프링캠프 기간 도중에 유격수 김지찬과 2루수 김상수로 키스톤 콤비를 확정했고 1차지명 신인 이재현을 개막 엔트리로 선발하면서 오선진의 비중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삼성은 베테랑인 오재일과 이원석이 개막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내야 전력에 큰 공백이 생겼고 개막 둘째 날에는 김상수마저 전력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시작부터 엄청난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대안이 필요했다. 삼성의 선택은 오선진이었다. 오선진은 3일 수원 KT전에서 9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결과는 대성공. 타석에서는 4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작성했고 안정적으로 땅볼 3개를 처리하는 등 수비도 물샐 틈이 없었다. 사실상 1.5군에 가까운 라인업이었지만 삼성은 9회초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6-5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물론 시즌 첫 승을 거뒀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삼성은 당분간 지금과 같은 전력으로 싸워야 한다. 당장 개막 2연전을 모두 승리한 두산을 만나야 하는 등 부담스러운 일정이 다가오고 있다. 애초에 주전으로 발탁되지는 않았지만 오선진은 물론 신인 이재현과 김재혁 등 기존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오선진의 역할은 '급한 불'을 끄는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마침 김지찬이 2루수로 나서 불안한 수비력을 보이고 있어 시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오선진과 같은 베테랑 내야수들의 뒷받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삼성은 지난 해 오선진을 영입하면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활용 가치가 높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오선진이 지금처럼 활약한다면 삼성도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선진도 FA 재수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오선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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