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솔직히 어수선하기는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삼성은 분명 개막부터 위기가 닥쳤지만 슬기롭게 극복하는 중이다. 현재 구자욱, 이원석, 오재일, 김상수, 김동엽 등 주축 타자들이 대거 빠진 상황이라 라인업을 구성하기도 벅차다.
그렇다고 주저 앉을 수는 없다. 2일 KT와의 개막전은 1-4로 패했지만 다음날인 3일 KT를 상대로 9회초 6득점 대역전극을 펼치며 6-5 승리를 거뒀다. 5일 잠실구장에서 개막 2연승을 거둔 두산을 만난 삼성은 6-5로 짜릿한 1점차 승리를 챙기며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KT전 대역전극의 영웅이 김태군이었다면 두산전 역전승의 히어로는 강민호였다. '포수 왕국'의 위엄이 빛난 순간. 강민호는 안방마님으로서 투수들과 안정된 호흡을 맞춰야 하는 것은 물론 4번타자로 나서며 찬스에서 해결사 역할까지 해야 한다.
경기 후 강민호는 "현재 라인업에서 부담 갖고 뛸 선수는 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은 부담을 가질 이유는 없다"라면서 팀의 주축 선수들이 대거 공백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어수선하기는 하지만 남은 선수들도 1군 선수이기 때문에 베스트로 경기를 해야 한다. 지금 있는 선수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프로야구 선수로서 역할이다"라고 말했다.
라인업에 주전 타자들이 대거 빠져 있다보니 어느 때보다 찬스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잠실구장이 커서 타점만 올리겠다는 생각으로 쳤는데 홈런이 될 줄은 몰랐다"는 강민호는 "최대한 나에게 찬스가 오면 해결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다. 나중에 빠져 있는 선수들이 돌아오면 내가 못쳐도 다른 선수들이 칠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현재 라인업으로 봤을 때는 찬스를 놓치면 어려워진다"라고 말하며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강민호는 지난 해에도 4번타자라는 중책을 맡으며 팀을 '하드캐리'했던 선수다. 몸이 아파도 대체할 선수가 없어 출전을 강행해야 했다.
올해는 그래도 삼성이 주전급 포수 김태군을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상황이 나아졌다. "시즌 전부터 김태군이 영입되면서 분명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는 강민호. 이어 그는 "작년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도 뛸 때가 있었다. 지금은 주전 같은 선수가 있기 때문에 체력 안배를 하면서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지금은 공백을 보이는 주축 선수들이 언젠가 돌아오겠지만 마냥 그들을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강민호가 있어서 다행이다. 지난 해 삼성과 3년 36억원에 FA 재계약을 맺으면서 FA 세 차례 계약으로만 191억원의 수입을 기록한 강민호의 진가가 올 시즌에는 개막 초반부터 나타나고 있다.
[강민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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