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네가 KIA를 대표해서 나가는 9명 중 1명이다."
'슈퍼루키' 김도영이 페넌트레이스 개막과 함께 성장통에 시달린다. 5경기서 17타수 무안타 1득점에 그쳤다. 볼넷과 사구로 출루만 두 차례. 2~3일 LG와의 개막 2연전서 리드오프로 나섰으나 5~7일 광주 한화전서는 7번, 9번 타순으로 내려갔다.
김종국 감독은 김도영의 부담을 줄여주면서도, 계속 3루 수비를 맡기며 기회를 주고 있다. 시범경기와 페넌트레이스는 투수들의 공 자체가 다르다. 제2의 이종범, 시범경기 타격왕 및 최다안타왕도 신인일 뿐이다. 지금 김도영은 아마추어가 프로가 되는 '통과의례'를 겪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예견된 슬럼프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그래도 김 감독은 김도영이 극복할 것이라고 믿고 꾸준히 기회를 준다. '뉴 타이거즈'의 기조가 윈나우지만, 김도영이나 김석환, 황대인은 1군에서 결국 실적을 낼 것이라는 계산이 있다.
그런 김도영은 5일 경기서 수비가 살짝 흔들렸다. 7회초 선두타자 김태연의 바운드 타구를 잘 잡았으나 글러브에서 빼는 과정에서 한 차례 저글했다. 1루에 침착하게 송구했으나 세이프. 포구 실책으로 기록됐다. 한화는 당시 3득점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김도영도 7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설 차례였으나 대타 고종욱으로 교체됐다.
김도영으로선 가뜩이나 타격이 풀리지 않는데 수비 실책까지 범하니 풀 죽을 수밖에 없었다. 이때 류지혁이 김도영에게 다가가 위로했다. 류지혁은 올 시즌 김도영의 등장으로 백업으로 밀려났지만, 경쟁자 이전에 선배이자 팀 메이트로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에 최근 올라온 영상을 보면, 류지혁이 5일 경기 도중 KIA 덕아웃 뒤쪽으로 김도영을 불러 따뜻하게 격려하는 모습이 나온다. 모든 게 낯설고 새롭고, 정신적으로 힘들 수 있는 김도영에겐 류지혁의 한 마디에 크게 힘을 냈을 듯하다.
류지혁은 갸티비에 "도영이가 두번째 타석까지 조급해 보이더라. 조급해하지 말라고 했다. '네가 어쨌든 KIA를 대표해서 나가는 9명 중 1명이고 야구를 제일 잘 하는데 안타 그깟 하나 안 나온다고 조급해하나. 고교 때처럼 똑같이 해라'고 했다. 그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류지혁은 그날 8회말에 재역전 2타점 결승적시타를 터트리며 KIA의 시즌 첫 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다음 날에도 선발 출전 기회는 김도영에게 돌아갔다. 대타로 한 차례 타석에 들어섰으나 결과를 내지 못했다. 어쩌면 김도영보다 더 초조할 수 있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입장이다.
그러나 2012년에 입단한 류지혁은 어느덧 프로 11년차 베테랑이다. 팀을 위해 뭘 해야 하는지 아는 선수다. 이런 선수들이 많으면 그 팀은 잘 돌아가게 돼 있다. 감독과 코치들이 모른 척해도 알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런 류지혁은 7일 경기서 박찬호가 초반 실책으로 빠지자 대신 출전해 멀티히트와 타점을 올리며 또 한번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 뉴 타이거즈는 생각보다 단단하다.
[류지혁(위), 김도영(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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