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NC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를 선언한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33)을 KIA에 빼앗겼으나 역시 FA 시장에 나왔던 박건우(32)를 6년 100억원, 손아섭(34)을 4년 64억원에 영입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그런데 손아섭의 방망이가 이상했다. 5경기를 치르면서 20타석 연속 무안타라는 충격적인 기록을 남긴 것이다.
그럼에도 이동욱 NC 감독은 8일 잠실 LG전에 손아섭을 1번타자로 배치하며 신뢰를 보였다. 경기 전 이동욱 감독은 "손아섭에게 가볍게 '수고한다' 정도만 이야기했다. 손아섭은 커리어가 있는 선수다. 믿고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감독의 신뢰가 통했는지 손아섭은 이날 두 번째 타석인 3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우익선상 2루타를 터뜨리면서 마침내 시즌 첫 안타를 신고했다. 22타석 만이었다. 여기에 2루타 1개를 추가해 멀티히트를 작성, 5타수 2안타를 남겼고 NC는 4-1로 승리했다.
마침내 기나긴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난 손아섭은 "다시 한번 안타 1개의 소중함을 느꼈던 일주일이었다. 사실 안타가 나오지 않아서 스스로 당황하기도 했고 부담으로 연결된 것 같아서 더 오래 간 것 같다"라고 그간 심경을 전했다.
이동욱 감독의 '한마디'도 손아섭에겐 큰 힘이 됐다. "숙소 로비에서 우연찮게 뵀는데 '잘 잤냐? 고생이 많다'고 말씀하셨다. 감독님께 죄송하면서도 선수 입장에서는 힘이 됐다"는 손아섭은 "두 번째 타석 전에 '조금만 힘을 빼서 치자'는 말씀을 하셨는데 타석에서도 그 말을 되뇌이면서 들어갔고 안타가 나왔다"고 이동욱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손아섭은 2루타만 2개를 기록했는데 '발로 만든 2루타'이기도 했다. 이동욱 감독도 "손아섭의 공격적인 베이스러닝 2개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을 정도. 손아섭은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를 펼치면서 유니폼도 '흙범벅'이 됐다.
"야구를 어릴 때부터 그렇게 배웠고 이전 팀에 있을 때도 항상 유니폼이 더러웠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었다"는 손아섭은 "NC 다이노스에서도 이런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많았는데 최근에 출루가 잘 되지 않아 나만의 야생마 같은 플레이를 못 보여줘서 아쉬움도 있었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지난 주중 3연전에서 친정팀인 롯데와 맞대결을 펼쳤다. 과연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그는 "다른 팀과 경기보다 재밌었다"면서 "내가 더 좋은 활약을 했다면 더 재밌었을텐데 아쉽기도 하다. 경기 전 선수들과 후배들이 찾아와서 인사도 나눴고 (전)준우 형과 많은 대화도 나눴다. 좋은 이야기를 해줬다"라고 전했다.
창원에서 친정팀 옛 동료들과 조우한 뒤 잠실로 건너온 손아섭은 '절친' 임찬규와 짧은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임)찬규에게서 '이번 3연전에는 던지지 않는다'는 정도만 들었다"는 손아섭은 "나도 페이스를 올려야 하는데 찬규를 못 만나서 아쉽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손아섭은 "앞으로 자주 뵙겠다"고 말하고 인터뷰실을 퇴장했다. 그동안 부진을 반드시 만회하겠다는 그의 각오를 읽을 수 있다.
[손아섭.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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