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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후배들, 롯데를 위해서…"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홈 개막전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의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단 한 번도 은퇴를 결심한 이유를 밝힌 적이 없던 이대호가 그 배경을 밝혔다.
이대호는 지난해 롯데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으면서 은퇴 시점을 미리 예고했다. 바로 2년의 FA 계약이 끝나는 시점이었다. KBO는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리는 이대호의 은퇴를 기념해 10개 구단과 논의 끝에 '국민타자' 이승엽에 이어 두 번째로 '은퇴 투어'를 열기로 결정했다.
이대호의 커리어는 그 어떤 선수보다 화려하다. 한국인 선수로 KBO리그와 일본프로야구, 메이저리그 1군 무대를 모두 경험한 유일한 타자다. 2010년에는 KBO리그 역대 최초 타격 7관왕에 올랐고, 비공인 세계 기록이나 9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렸다. 일본 시절에는 한국인 최초 재팬시리즈 MVP를 수상했고, 국가대표로서의 이력도 화려하다.
은퇴를 예고한 이후 이대호는 스프링캠프 기간 중 인터뷰와 미디어데이에서도 줄곧 은퇴를 앞둔 소감과 각오, 목표 등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해왔다. 하지만 8일 인터뷰에서는 처음으로 은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공개했다.
이대호는 "은퇴는 항상 생각했다. (2016년 말미) KBO리그에 복귀하면서 '4년 계약이 끝나고 은퇴를 해야 하나?' 생각도 했다. 그리고 2년 계약을 하면서 은퇴를 결정했는데, 후밴들에게 자리를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롯데를 위해서도,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때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떠나기로 결심한 이대호는 팀 성적이 좋은 시점에 선수 생활을 내려놓기를 희망했다. 그렇기 때문에 올 시즌 성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는 "팀이 잘 됐을 때 그만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올해 플레이오프에 가서 우리 팀이 좋은 팀이 됐을 때 내가 빠진다면 다른 사람이 볼 때도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나이로 41세, 만으로는 39세의 이대호는 은퇴를 생각할 때마다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이대호는 "(은퇴투어를 통해) 팬들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생겨 감사드린다. 은퇴식을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 40대가 되다 보니 사소한 것이 눈물이 날 때다. 은퇴투어는 해당 구장의 마직 경기기 때문에 많이 슬플 것 같다. 마지막 가는 길의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을 것 같다. 은퇴 이야기는 8월에 해달라"며 한순간 북받친 감정을 억눌렀다.
은퇴 후 계획은 따로 정해두지 않았다. 하지만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그는 "아이들은 은퇴를 좋아한다. 아빠가 옆에 있어주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말도 함께 있지 못하고 같이 놀지도 못했다. 아이들의 친구들은 주말에 여행도 가고, 놀이동산도 가는데, 우리는 못했다"며 "은퇴를 하면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주말에 많이 놀아줄 것"이라고 했다.
일단 롯데의 시즌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편. 이대호는 "팀 분위기는 너무 좋다.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 타선의 감이 아직은 좋지 않은데, 투수들이 잘 막아줘서 이겼다. 타자들도 분명 더 올라와야 한다. 투수들이 점수를 적게 줬을 때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서 이겨야 한다"며 "우리가 절대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강 8중이라 생각한다. 흐름을 타면 우리 팀만큼 무서운 팀이 없다"며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굳게 다짐했다.
[롯데 이대호가 8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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