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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호투였다. 올해로 KBO 리그 4년차를 맞는 그는 외국인선수로는 가장 높은 몸값인 200만 달러(약 25억원)를 받는다. 그가 KBO 리그에서 장수하고 외국인선수 최고 대우를 받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NC 외국인투수 드류 루친스키(34)는 벌써 4년째 NC와 함께 하고 있다. 2019년 다소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9승 9패 평균자책점 3.05로 활약한 루친스키는 이듬해인 2020년 19승 5패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하며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끈 주역이 됐다. 지난 해에도 15승 10패 평균자책점 3.17로 꾸준히 호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도 루친스키와 동행하고 있는 NC는 하마터면 2일 SSG와의 개막전부터 망신살이 뻗칠 뻔했다. SSG 선발투수 윌머 폰트의 투구에 헛방망이로 일관하며 9회까지 퍼펙트를 당한 것이다.
하지만 KBO 리그 사상 첫 퍼펙트게임은 탄생하지 않았다. 폰트가 9이닝 27타자를 완벽하게 틀어 막았음에도 SSG가 9회까지 1점도 얻지 못하면서 퍼펙트게임이 성립하지 않은 것이다. SSG의 방망이를 원천봉쇄하며 팀의 퍼펙트게임 굴욕을 저지한 선수는 다름 아닌 루친스키. 루친스키는 7이닝 동안 안타 5개를 맞으면서 삼진 5개를 획득하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루친스키가 없었다면 NC는 'KBO 리그에서 퍼펙트게임을 당한 최초의 팀'으로 영원히 역사에 남았을 것이다.
루친스키의 두 번째 상대는 LG였다. 8일 잠실구장 마운드에 오른 루친스키는 LG 타자들을 완벽하게 잠재웠는데 7이닝 2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이라는 환상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나왔고 커터도 최고 143km까지 나올 만큼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투구수는 84개가 전부였는데 그 중 스트라이크는 67개에 달했다.
NC는 4-1로 승리했고 루친스키는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무엇보다 LG는 개막 5연승을 질주하던 팀이라는 점에서 루친스키의 컨디션이 얼마나 절정에 달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경기 후 루친스키는 "원정이라 힘들 수 있었지만 좋은 결과를 얻어서 좋았다. 동료들이 좋은 수비를 해줬고 득점 지원도 충분히 해줘서 편하게 내 투구를 펼칠 수 있었다. 특히 박준영이 내야에서, 외야에서는 박건우와 손아섭의 좋은 수비가 든든했다"라고 말했다.
올해 2경기에서 14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0.00으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루친스키는 사사구를 단 1개도 허용하지 않는 무결점 피칭으로 리그의 지배자로 거듭나고 있다. 왜 KBO 리그 사상 첫 퍼펙트게임이 탄생할 수 없었는지 또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루친스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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