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윤욱재 기자] "김광현 선배님과 붙어보고 싶다"
KIA '슈퍼루키' 김도영(19)은 정규시즌 개막에 앞서 진행된 KBO 미디어데이에서 "가장 만나보고 싶은 투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김도영의 대답은 "김광현 선배님과 붙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메이저리그도 다녀오셨고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이기 때문에 어떤지 궁금하다"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432로 타격 1위에 오른 김도영은 정규시즌 개막 전부터 많은 야구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많은 관심이 도리어 부담이 됐는지 막상 정규시즌이 개막하자 20타석 연속 무안타로 침묵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마침내 혈을 뚫었다. KIA와 SSG의 경기가 열린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는 관중 2만 1005명이 입장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처음으로 2만 관중이 야구장을 찾은 것. 이슈가 많았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와 복귀전을 치르는 날이었고 개막 이후 무패 행진을 달리는 홈팀 SSG 팬들은 물론 전국구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KIA 팬들도 기대감을 안고 야구장을 찾았다.
김도영은 마침내 김광현과 '꿈의 맞대결'을 펼쳤다. 3회초에는 중견수 뜬공 아웃에 그쳤지만 6회초 1사 1루에서는 좌전 안타를 터뜨려 KIA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21타석 만에 터진 프로 데뷔 첫 안타. 그 상대가 김광현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그것도 김광현의 노히트 행진을 깨뜨리는 귀중한 안타였다. 김광현은 비록 안타를 맞았지만 김도영의 데뷔 첫 안타 기념구를 KIA 덕아웃으로 전달하면서 '선배미'를 뽐내기도 했다.
김광현도 진지했다. 3회초 김도영과 첫 맞대결을 할 때 제구가 원하는대로 이뤄지지 않자 아쉬움의 제스처를 보였다. 김광현은 "김도영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타자이기 때문에 안타를 맞든 홈런을 맞든 붙어보고 싶었는데 원치 않게 볼이 들어가서 스스로 화가 났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광현은 비록 김도영에게 안타를 맞기도 했지만 안타를 맞은 아쉬움보다 장차 한국야구를 이끌어갈 대형 신인이 등장했다는 반가운 마음이 더 컸다.
"많은 분들이 기다리는 매치업이었다. 기자 분들께서 많이 이슈화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김광현은 "시즌 초에 영상을 봤는데 야구를 예쁘게 잘 하는 선수인 것 같더라. 내가 안타를 맞아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김광현은 선배로서 격려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나도 신인 때 '어떤 선수와 붙어보고 싶다', '누구를 잡을 거예요'라고 당당하게 인터뷰를 했었다. 그래서 안티 팬도 생겼다"는 김광현은 "하지만 그런 부분도 관심이니까 김도영이 부담을 갖지 않고 기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신예 선수가 혜성처럼 등장해야 야구 인기가 높아지는 것이다. 앞으로도 잘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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