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이날만큼은 '트레이드 복덩이'도 '100억원 사나이'도 떠오르지 않았다.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오른 '보상선수'의 활약 때문이다.
두산 베어스 강진성은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시즌 1차전 맞대결에 1루수, 7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0.267은 0.316까지 상승했다.
강진성은 지난 2013년 NC 다이노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를 밟았다. 타격에 대한 재능이 좋다는 평가는 있었지만, 꽃을 피우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강진성은 7년의 무명 생활 끝에 2020년 121경기에 출전해 12홈런 70타점 타율 0.309을 기록하며 NC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재능에 눈을 뜬 만큼 야구 인생이 잘 풀릴 줄 알았다. 그러나 2021년 124경기에서 7홈런 38타점 타율 0.249로 크게 부진했고, 지난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NC로 이적한 박건우의 보상선수로 지목돼 유니폼을 두산 베어스로 갈아입었다.
두산에는 지난해 트레이드로 이적한 양석환이 주전 1루수를 맡고 있었기에 강진성은 오프시즌 코너 외야수로 시즌을 준비했고,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우익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쳤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379를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수비에서 김인태가 더 안정적이었고, 강진성은 시즌 초반 주로 대타 자원으로만 활용됐다.
하지만 빠른 시간에 기회가 찾아왔다. 주전 중견수 정수빈이 극심한 타격 부진에 허덕이자 김태형 감독은 김인태와 강진성을 모두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수빈의 타격감이 올라온 시기에 양석환이 내복사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강진성은 가장 익숙한 1루수로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1루수로 경기에 나선 지난 10일 롯데전에서는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12일 수원 KT전에서 강진성의 방망이는 불타올랐다. 강진성은 2회 2사 3루의 첫 번째 타석에서 KT 선발 고영표의 3구째 137km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렸고,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활약은 계속됐다. 강진성은 4회 2사 2루 찬스에서 또다시 타석에 들어섰고, 이번에는 고영표의 4구째 113km 커브를 공략해 좌익수 방면에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두산 마운드는 9이닝 동안 1실점으로 KT 타선을 묶었고, 3-1로 승리했다.
새로운 팀에서 뛰게 된 만큼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다. 강진성은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시범경기 때부터 감각을 많이 올려뒀다. 많이 불안했지만, 감이 조금씩 유지되는 것 같다. 그동안 발이 아팠는데, 많이 좋아지면서 캠프 때 준비했던 것이 잘 나왔다"며 "오늘 팀 연승에 보탬이 됐고, 2아웃에 적시타를 쳐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강진성은 양석환의 부상으로 최소 3주간은 1루수로 경기에 나설 전망. 그는 "1루수는 NC에서 2년간 했기 때문에 1~2회 긴장이 됐지만, 결국 똑같더라. 긴장이 풀리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1일 1깡 시절과 비교는 안 되지만, 그때만큼 노력하고 있다. NC 때도 이러한 상황이 있었는데, 준비한 것만 타석과 수비에서 보여준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두산 강진성이 12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KT의 경기 2회초 2사 3루에서 적시타를 때린 뒤 1루로 향하고 있다. 사진 = 수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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