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잘 먹는 에이스다.
KIA '103억원 에이스' 양현종이 14일 광주 롯데전서 2회초를 마치면서 역대 최연소 2000이닝을 달성했다. 1988년생, 만 34세 1개월 13일만이다. 2006년 만 34세 2개월9일의 정민철(한화)을 끌어내렸다.
이날 6이닝(7피안타 5탈삼진 2사사구 3실점, 패전)을 소화하면서 통산 2004이닝을 마크했다. 최연소 2000이닝으로 보듯, 양현종의 최대 미덕은 꾸준함이다. 2007년 입단 이후 이렇다 할 큰 부상이 없었다.
그 결과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 연속 170이닝을 넘겼다. 2016시즌 200⅓이닝이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이닝. 많은 이닝은 에이스의 최고 덕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점이 많은 적든 양현종은 등판하면 6이닝 내외를 꾸준히 책임졌다.
KIA의 시즌 성적과 무관하게, 외국인투수들의 활약 여부와 별개로, 양현종은 늘 양현종이었다. 특급 외국인투수가 있을 때는 강력한 시너지를 냈고, 없을 때는 홀로 에이스 노릇을 해내며 타이거즈 마운드 '최후의 보루' 역할을 했다. 4년 103억원의 가치는 충분하다.
이제 양현종의 이닝이 어디까지 갈지 궁금하다. 15일 현재 양현종 앞에 6명의 레전드가 있다. 일단 2079⅓이닝의 한용덕은 당장 올 시즌에 추월 가능하다. 내년까지 건강하게 시즌을 보내면, 2167⅔이닝의 배영수, 2171이닝의 김원형 추월도 가능하다.
이들을 넘으면 2204⅔이닝의 이강철, 2394⅔이닝의 정민철이 기다린다. 4년 계약이 돼있는 만큼, 큰 부상만 없다면 계약 기간 내에 추월 가능하다. 4년이 지나면 만 38세. 선수생활의 황혼기로 가고, 신체능력은 떨어진다. 결국 이 부분은 양현종 자신과의 싸움이다.
공교롭게도 6명의 레전드 중 5명은 KBO리그 현장에 몸 담은 이들이다. 현역 단장 1인(정민철 한화 단장), 현역 감독 2인(KT 이강철 감독, SSG 김원형 감독), 현역 코치 1인(배영수 두산 투수코치)이다.
그런데 양현종이 설령 이들을 넘어도 1인자가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끝판왕'이 기다린다. 송진우 전 한화 코치, 독립구단 스코어본 하이에나들 전 감독이다. 송 전 감독은 무려 3003이닝을 소화하고 은퇴했다. KBO리그 유일의 3000이닝이라는 훈장을 갖고 있다. 2009년, 만 43세까지 현역으로 뛰었다. 2008시즌에도 132⅔이닝을 소화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양현종에겐 6명의 레전드가 선수생활 후반 건전한 자극제가 될 게 확실하다. 한편으로 현 시점에선 자신을 넘어설 현역 투수도 많지 않다. 장원준(두산)이 1942이닝으로 바짝 뒤쫓지만, 최근 몇 년간 노쇠화가 두드러졌다. 그 다음에는 김광현(SSG)인데 메이저리그 생활 2년, 토미 존 수술에 의한 1년 공백 등으로 1679⅔이닝이다. 양현종과는 차이가 있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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