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지난 스토브리그 마지막 순간, 삼성 라이온즈는 우익수 구자욱(29)과 5년 최대 120억원에 비(非) FA 장기계약을 맺었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례적이었던 것이 선수단 연봉 계약을 모두 마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선수들은 구단이 이렇게 통 큰 베팅을 할 것으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삼성은 스프링캠프 시작하는 날인 3일 ‘구자욱과 5년 동안 연봉 90억원, 인센티브 30억원 등 총액 120억원에 다년 게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시즌 준비를 시작하던 선수단은 깜짝 놀랐다. 60억원의 몸값에 LG 트윈스로 떠난 중견수 박해민의 빈 자리를 느끼며 구단이 잡지 못했는지, 잡지 않았는지, 금액에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 다들 궁금해 하던 차에 구자욱의 120억 계약이 발표됐다.
다년 계약 첫해인 올시즌 25억원의 연봉을 받는 구자욱은 컨디션 난조로 개막전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한 채 9일 등록을 했고 13일 한화 이글스전 후 옆구리 통증을 느껴 14일(한화전) 15일(SSG전) 이틀 연속 결장했다.
그리고 16일 2번 우익수로 SSG 랜더스전에 선발로 나섰다. 삼성은 전 날인 15일 SSG에 0-5로 완패해 3연승에서 멈췄다.
16일 SSG의 선발 우익수는 지난 해 크리스마스에 비 FA 다년계약을 한 한유섬(33)이었다. 흥미롭게도 구자욱과 한유섬 모두 2012년 신인 2라운드 지명선수인데 나이 차가 나는 것은 구자욱이 대구고, 한유섬이 경성대를 졸업했기 때문이다.
한유섬은 지난 크리스마스에 5년 총액 60억원으로 구자욱의 절반의 조건에 사인하고 SSG에 남았다.
구자욱의 120억원 계약이 2월3일 발표되자 SSG 랜더스 구단 측은 만세를 불렀다. 만약 삼성이 먼저 구자욱을 계약했다면 한유섬을 60억원에 묶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한유섬은 2018년 페넌트레이스에서 41홈런을 치며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도 31홈런을 날렸다.
구자욱은 작년 20-20(22홈런-27도루)을 기록하며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한유섬과 비교를 한다면 구자욱은 타율이 높고 발이 빠르며 수비 폭도 넓다. 반면 한유섬은 일발 장타를 가지고 있다.
16일 삼성-SSG전에서 두 우익수는 극명하게 비교됐다. 1회말 공격에서 한유섬은 삼성 좌완 백정현으로부터 볼넷을 골라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후속 최주환의 안타로 1점을 뽑은 뒤 계속된 기회에서 최정의 우익수 플라이가 나왔다. 삼성 우익수 구자욱이 홈 송구로 승부를 볼 수 있었으나 포구 뒤 떨어뜨려 최정이 홈인했다.
삼성은 SSG 선발 노경은이 흔들렸던 5회초 1점을 뽑아 1-2로 추격했으나 5회말 SSG 좌타자 한유섬이 백정현으로부터 우익수 구자욱의 왼쪽 선상으로 빠져나가는 3타점 3루타를 뽑아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유섬은 7회 우중간 2루타로 김성현을 불러들여 4타점 경기를 펼쳤다. 13경기에서 무려 21타점(2홈런)으로 부문 단독 1위를 질주하며 SSG의 13경기 12승1패를 이끌고 있다.
구자욱은 16일 현재 겨우 5경기에 출장했다. 삼성은 이날 2-6으로 져 6승7패로 승률 5할 밑으로 떨어졌다.
[3타점 3루타를 친후 환호하는 한유섬과 헛방망이질인 구자욱. 사진=인천 유진형 기자]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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