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지고 있으면 스스로 느끼겠죠"
KT는 지난 주까지 고난이 계속됐다. 디펜딩 챔피언이지만 3승 10패로 출발했으니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다. 올해도 우승후보 1순위로 지목된 팀인데 왜 초반 스타트를 어렵게 해야 했을까.
아무래도 '천재타자' 강백호의 공백을 무시할 수 없다. 강백호는 지난 시즌 초반부터 4할대 맹타를 휘두르며 KT 타선의 분위기를 이끌었던 주인공. 그런데 지금은 강백호의 시원한 타격을 볼 수 없다. 강백호는 발목 부상으로 전반기 출전도 불투명한 상태다.
그래서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합류한 박병호의 비중이 더 커졌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 종료 후 FA를 선언하고 3년 30억원에 KT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2년간 부진이 컸던 만큼 명예회복을 노리는 시즌이기도 하다.
KT는 박병호가 깨어나면서 동시에 팀도 기지개를 켜는 듯한 모습이다. 박병호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와의 경기에서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무엇보다 7회초에 터뜨린 결승 홈런은 박병호가 살아나고 있음을 증명한 장면이기도 했다. 박병호는 지난 해 잠실구장의 담장을 한번도 넘기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는데 올해는 벌써 홈런 3개를 터뜨리면서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경기 후 박병호는 "팀이 좋지 않은데 중심타자로서 역할을 잘 하지 못했다. 분명 1점이 필요할 때 중심타자들이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내가 그걸 못하고 있어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오늘은 주자가 있을 때, 점수가 필요할 때 좋은 타구가 나왔다는 것이 좋았다"라고 돌아봤다.
'이적생'인 박병호가 보기에 KT는 어떤 팀이고 어떤 분위기를 갖고 있을까. "선발투수진이 탄탄하고 중간계투도 그렇다. 좋은 선수들이 굉장히 많다"는 박병호는 "(이강철) 감독님께서 적극적으로 선수들과 소통을 하시고 먼저 밝은 분위기를 만들기를 원하신다. 팀 분위기는 매우 좋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강철 감독은 박병호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초반에 삼진을 많이 당하고 있어도 '괜찮다'고 말씀하시더라"는 박병호는 "감독님께서 '삼진이나 범타나 똑같다. 돌리면서 좋은 타구가 나오면 된다'고 말씀하셨다. 무슨 뜻인지 알기 때문에 편하게 하면서도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자신을 배려하는 이강철 감독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과연 박병호는 강백호의 공백을 얼마나 체감하고 있을까. 그는 "강백호가 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컸고 그 선수로 인해 분위기가 바뀌었던 팀이라 생각한다"면서 "그렇지만 남은 선수들이 실력까지는 커버하지 못하더라도 타선에서 한 두 명씩 살아난다면 좀 더 공격에서 활발하게 점수를 얻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망했다.
"(강)백호에게 '빨리 회복해서 돌아오라'는 이야기는 했다"는 박병호. 그러면서 뼈있는 한마디도 던졌다. "팀이 지고 있으면 스스로 느끼고 있겠죠"라는 말이었다. 무언의 압박(?)이라 해야 할까. 강백호가 이 말을 듣는다면 무슨 뜻인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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