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제주가 약속의 땅이었나.
SSG가 시즌 첫 17경기서 15승2패로 폭주하고 있다. 선두독주 체제를 갖췄다. 2022시즌 시작과 함께 무섭게 치고 나간 건 그만큼 제주 스프링캠프를 잘 치렀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이슈는 있었지만, 그 외에 부상 이슈 등으로 이탈한 선수는 거의 없었다.
10개 구단 모두 코로나19로 선수들이 격리됐다가 재합류하는 사태를 겪었다. 여기에 몇몇 구단은 추운 날씨로 훈련 일정을 변경하는 등 애를 먹었다. 그러나 SSG는 국내에서 가장 따뜻한 제주에서 밀도 높게 훈련을 소화했다. 제주 훈련 환경이 작년보다 더 좋았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김원형 감독이 한 가지 주문을 했다. "코치들과 그런 얘기를 했다. 제주에 있는 동안 몸 만드는 과정을 확실히 하자고.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시범경기를 시작할 때 주전 모두 정상적으로 나갈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자고 했다"라고 했다.
실제 SSG는 시범경기 개막과 함께 주전과 백업을 확실하게 구분해 페넌트레이스 개막에 맞춰 '실전 빌드업'을 했다. 시즌 초반인 현재까지도 부상으로 이탈한 주력 선수는 없다. 지난 1~2년간 시즌 시작 전후로 부상자가 발생해 전력도 타격을 받고 분위기까지 꺾였던 악순환이 사라졌다.
훈련도 밀도 있게 했다. 김 감독은 "작년보다 훈련 시간이 줄어들었다. 야간훈련도 해제했다"라고 했다. 대부분 구단이 야간훈련을 선수 자율에 맡긴다. 그런데 김 감독은 아예 코치들에게 "(야간에)나가지 마라"고 했다.
저녁 시간을 '정말' 자율에 맡겼던 것이다. 선수든 코치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았다. 김 감독은 "나이가 많은 적든 하고 싶은 선수들은 하고, 쉬고 싶은 선수들은 쉬면 된다. 코치들에게 아예 야간에 선수들을 부르지도 말고 나가지도 마라고 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코치들도 쉬어야 한다"라고 했다. 코치들을 배려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이다. 마무리캠프든 스프링캠프든 어쩌면 캠프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감독이 아닌 코치다. 1년 내내 감독, 선수와 함께 달려야 할 코치에게 '추가근무'를 요청하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김 감독은 제주에서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었다. 실제로 선수들의 컨디셔닝을 완벽하게 했고, 훈련 밀도도 높였다. 그리고 선수들과 코치들로부터 마음을 한번 더 얻었다. 큰 틀의 원칙 속에 자율을 극대화하며 구성원들의 사기를 높였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일부로 확인한 적은 없었는데, 선수들이 알아서 잘 하는 부분이 많았다. 제주 캠프에서 좋은 성과가 있었다"라고 했다.
[SSG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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