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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오컬트 스릴러와 재난 오락물이 합쳐진 괴이한 멜로, 연상호 작가의 '괴이'가 베일을 벗었다.
22일 오후 티빙 오리지널 '괴이'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장건재 감독, 연상호 작가, 류용재 작가를 비롯한 배우 구교환, 신현빈, 김지영, 곽동연이 참석했다.
'괴이'는 저주받은 불상이 나타난 마을에서 마음속 지옥을 보게 된 사람들과, 그 마을의 괴이한 사건을 쫓는 초자연 스릴러다. 미스터리한 귀불이 깨어나 재앙에 휩쓸린 사람들의 혼돈과 공포, 기이한 저주의 실체를 추적하는 과정이 독창적인 세계관 위에서 흥미롭게 펼쳐진다.
'지옥', '방법', '부산행' 등을 통해 한계 없는 상상력을 보여준 연상호 작가와 '종이의 집:공동경제구역', '나 홀로 그대' 등의 류용재 작가가 공동 집필을 맡았다. 여기에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로 아시아티카 영화제 최우수 극영화상 등을 수상한 장건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완성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날 연상호 작가는 기획 배경에 대해 "처음엔 멜로물을 좀 쓰고 싶었다. 더 이상 끔찍한 걸 쓰고 싶지 않았다. 부부애가 담긴 멜로를 쓰려고 했다. 극복할 수 없는 설정을 주고 심심해서 오컬트적인 요소, 약간 까마귀도 좀 넣고"라며 "그러다 보니 전에 했던 것과 큰 차이가 없는 결과물이 나왔다. 하지만 이건 멜로다. 지금도 멜로다 괴이한 멜로"라고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류용재 작가는 '괴이'만의 매력으로 귀불을 꼽았다. 그는 "불의 눈을 보면 자기 마음속의 지옥을 보게 된다. 각 인물들이 어떤 지옥을 보게 되는지가 관전 포인트다"고 짚어냈다. 그러면서 "기존의 초자연 스릴러들은 개인의 차원이나 집 안, 가문에 걸린 저주를 푸는 이야기라면 우리 이야기는 귀불의 존재 때문에 개인뿐 아니라 진양군에 있는 사람들이 다 영향을 받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이다"며 "기존의 오컬트 스릴러와 다르게 재난 오락물의 형태가 하이브리드 된 작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건재 감독은 "'괴이'의 대본을 연상호 작가님께 받고 '왜 나한테 왔을까'하는 생각을 하다가 찬찬히 들여다봤더니 이 안에 가족드라마, 멜로드라마가 중요하게 존재하면서 한 편으로는 이 이야기 전체를 미스터리하게 만드는 여러 가지 장르적 요소들이 있었다"며 "굉장히 다채로웠다. 연상호 작가님이 이전에 작업하신 작품들과는 다른 결이 느껴졌다.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연출을 맡은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프로덕션을 세팅하고 배우들을 모으면서 이야기들이 떠있지 않고 배우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이야기가 되도록 연출자로서 대본과 배우 사이의 다리를 놓는 작업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또 장르적 힘이 강한 서사가 있기 때문에 그걸 믿는 게 중요했다. 이 세계를 믿고 작가님들이 그려낸 세계 안에 흠뻑 젖어들어서 이 안에서 놀아보자는 생각을 했다. 내가 생각했던 우려보다는 훨씬 더 빨리 이야기에 접속해서 배우들과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구교환은 기이한 초자연 현상을 연구하는 고고학자 정기훈으로 분한다. 고고학 분야에서 촉망받는 연구자였던 그는 하나밖에 없는 딸의 죽음 이후 오컬트 잡지이자 유튜브 채널인 '월간괴담'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진양군에서 발견된 귀불을 조사하다 믿지 못할 현상과 마주하며 사투를 벌인다.
그는 "집에서 침대에 누워서 연상호 감독님을 그리워하던 와중에 거짓말처럼 문자가 왔다. 류용재 작가님과 '괴이'라는 시나리오를 쓰셨고 장건재 감독님께서 연출을 하신다고 하더라"며 "평소 장건재 감독님 작품의 무드를 좋아했다. 또 영화 안에서도 그렇고 감독님 본인도 그렇고 근사한 분위기가 있다. 많이 궁금했고 친해지고 싶었던 감독님이었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리고 캐스트들의 이름을 들었을 때 보시다시피 내가 껴달라고 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기분 좋게 소리 지르면서 합류하게 됐다"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MC 박경림이 "그럼 구교환 씨는 집에서 이미 초자연적인 현상을 경험한 거냐"고 묻자 구교환은 "사실 거짓말이다"고 실토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사실 딜레이가 있었다. 바로 연락이 오진 않았다. 연상호 감독님을 그리워하는데 하루 반쯤 지나고 연락이 왔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자신이 맡은 장기훈의 매력으로 구교환은 한 가지를 오랫동안 사랑하고 연구한 것을 꼽았다. 그는 "내가 고고학자는 아니니 나도 한 가지를 오랫동안 사랑하고 연구한 게 있으니까 그걸 정기훈과 대체 상황을 만들어보고자 했다. 계속 관심 있고 사랑한 것들을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또한 "정기훈은 자기가 갖고 있는 정보를 과시하지 않는다.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설명하지 않는 것처럼. 그런 부분에 있어서 감독님과 긴밀하고 디테일한 이야기를 나눴다. 실제로 극 안에서는 정보를 과시하지 않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게 정기훈이다"고 정의해 눈길을 끌었다.
끔찍한 재앙을 맞닥뜨린 천재 문양 해독가 이수진은 신현빈이 연기한다. 이수진은 유능한 고고학자이자 문양 해독가로 명설을 떨쳤지만 딸의 죽음 이후로 은둔을 선택한다. 남편인 정기훈과도 떨어져 홀로 진양군에서 지내며 과거의 아픔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이다.
신현빈은 "'괴이'라는 작품이 있고 이러이러한 내용을 다루고 있고 연상호 감독님이랑 류용재 작가님이 극본을 쓰셨고 장건재 감독님이 연출을 한다. 이 조합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장건재 감독님의 전작을 봤는데 굉장히 감성적이고 사람의 이야기에 대해 집중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재난과 초자연적 일들이 일어나는 상황 속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이 이야기가 가진 힘도 그런 것에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진이는 장기훈과 결혼해서 잘 연구도 하고 아이도 낳아서 키우다 잘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불행한 사건이 닥쳐온다. 그로 인해서 아이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잃어버린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어떻게 보면 극 전반에 나오는 수진이는 진짜 수진이가 아니지 않을까 했다. 자기도 자기가 아닌 것 같지만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캐릭터 해석을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실제로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들이었고 장르적인 요소들도 실제로 경험할 수 없는 일이니까 그런 면들이 어렵기도 하고 새롭게도 느껴졌다. 수진이 입장에서는 잃어버렸던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준비를 했다"고 덧붙였다.
잡범보다 아들이 더 어려운 파출소장 한석희는 김지영이 맡아 무게중심을 잡는다. 한석희는 마을에 일어난 알 수 없는 사건 속에서 아들 한도경을 구하고자 고군분투한다.
김지영은 "작가님, 감독님, 캐스트들, 스태프 다들 우리가 바랐던 그림이었다. 거기다 내가 고고학 전공이다. 초자연적 현상에 관심이 많은데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또 엄마이다 보니까 그런 극한 상황에서조차 자식을 구하고자 하는 엄마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 목말랐던 작품이 적시에 왔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진양군 파출소장 한석희에 대해서는 "어떤 마을의 사건이나 범죄보다 사춘기 아들의 신경질이 더 무서운 엄마다. 이 엄마가 경찰이긴 하지만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옷은 오랫동안 경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생활인으로서의 경찰이다. 그전에 보여줬던 경직된 경찰이 아니고 액션을 하고 대화를 하든 그냥 고등학생 아이를 둔 몇십 년 동안 직업이 경찰인 인물이다"고 말했다.
이어 "액션도 어려웠던 게 멋있게 하기보다는 오랫동안 그 직업을 가지고 있었던 그 생활이 묻어나야 했다. 한 번에 탁탁 제압하는 게 아니었다. 쉽지 않았다. 멋있는 게 나았던 것 같다"며 솔직하게 토로했다.
곽동연은 재앙도 흥밋거리로 여기는 트러블 메이커 곽용주로 강렬한 변신에 나선다. 반항적인 눈빛에 껄렁한 태도를 지닌 그는 한눈에 봐도 어딘가 비뚤어진 인물이다.
그는 출연 이유에 대해 묻자 "감독님, 작가님, 선배님들의 조합이 '묻어가기 딱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놓칠 수 없지'라고 생각했다. 가만히만 있다 내 몫을 할 것 같았다"며 "함께 하고 싶었던 배우 선배님들, 작가님, 감독님이 다 모인 작품이 너무 반갑고 설레서 큰 고민하지 않고 출연하겠다고 아우성을 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곽동연은 "곽용주라는 인물이 극 중 재난에서 가까운 상황을 마주하고 나서 본인의 내면에 항상 가지고 있던 극도의 폭력성, 거친 반항심 이런 것들을 마음껏 휘두른다. 그러면서 집단 공동체가 된 모두를 위협한다"며 "그런 모습들이 어떤 계산된 연기로 보여지기보다 진짜 그 상황에 놓였을 때 이 사람이 시시각각 머리를 굴리고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으로 보여줬으면 좋겠어서 현장에서 감독님과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같이 연기하는 배우분들과 물리적으로 부딪히는 장면이 많아 최대한 조심했다"고 전했다.
'괴이'를 통해서 연상호 작가는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까. 그는 "우리 마음속에 누구나 그런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다. 그런 걸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었다. 나는 이 작품이 어두운 면을 본 자들이 서로를 보듬어주는 작품이 됐으면 했다"며 "'괴이'라고 하면 굉장히 비일상적이다. 일상에서는 다들 그런 어두운 면을 감추고 산다. '괴이'라는 제목을 통해서 자기 마음속에 꽁꽁 감춰놨던 뭔가가 밖으로 드러나는 그런 이야기를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귀불은 연상호 작가의 전작 '방법'에도 등장했다. 때문에 연상호 유니버스의 확장이라는 점에서 '괴이'는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자주 등장하는 가상공간 진양군 역시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연상호 작가는 "진양이라고 하는 지명이 처음 나온 건 '부산행' 때 좀비 바이러스가 처음 나온 곳이다. 뭐 쓸 때 불길한 일만 있으면 다 '진양'으로 한다. 거기에 가면 온갖 어두운 일이 많이 일어나는 진짜 진양군이 생겼으면 좋겠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방법'에서도 사실 귀불이라는 존재가 나왔는데 여기서 나오는 귀불은 옛날 고문서 '어우야담'에 보면 귀불을 봉인하고 새로 세웠는데 또 귀불이 돼서 또 봉인하고 세 번째 세웠을 때 귀불이 떠났다는 이야기가 있다. '방법'에 나왔던 '괴이'에 나오는 귀불. 이 두 개의 귀불이 존재한다는 설정을 스치듯이 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방법' 때 귀불이라는 존재를 썼을 때 김용완 감독이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사실 이게 거대한 불상이라는 게 김용완 감독의 아이디어였다. 그게 굉장히 멋있었다. 이걸 캐릭터 화할 수 있겠다 싶어서 한번 더 써먹었다. 이건 2회 이상 쓸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판단 하에 '괴이'를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배우들과 감독, 작가들에게 '괴이'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물었다. 배우들은 각각 '눈싸움', '마음', '관심', '혼돈'이라 말했다. 이어 류용재 작가는 '사념', 연상호 감독은 '깜놀', 장건재 감독은 '파괴와 복구'라고 답해 기대를 모았다.
오는 29일 4시 전편 공개.
[사진 = 티빙 제공]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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