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어색한 3루보다 유격수가 안정적이다."
KIA 슈퍼루키 김도영은 장기적으로 어디에 자리를 잡아야 할까. 타순이야 팀 사정과 본인의 타격 컨디션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수비의 경우 애지중지하는 특급 유망주라면 확실한 포지션을 줘서 성장시키는 게 낫다는 의견이 많다.
김도영은 페넌트레이스가 개막하자 꾸준히 3루수로 나섰다. 공수주를 갖춘 슈퍼루키지만, 어디까지나 저연차 또래에서의 최고를 의미한다. 타이거즈에서 내야 수비가 가장 안정적인 선수는 단연 박찬호다. 시범경기서 타격까지 터지면서 주전 유격수를 꿰차는 건 당연했다.
결국 유격수 박찬호, 3루수 김도영 체제로 시즌을 출발했다. 그런데 박찬호가 19일 광주 두산전을 끝으로 햄스트링 통증으로 빠지면서 김도영이 자연스럽게 유격수를 맡았다. 박찬호는 22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1군에서 빠졌다. '유격수 김도영'을 좀 더 볼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 유격수 김도영은 최근 3경기 연속 선을 보였다.
김종국 감독은 "어색한 3루보다 유격수(수비)가 안정적이다. 계속 해왔던 포지션이라 덜 어색할 것이다. 아직 부족해도 점점 좋아질 것이다"라고 했다. 실제 김도영은 중~고교 시절 꾸준히 유격수를 맡았다. 지난 3경기서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줬다. 3루수로 실책도 범하고 타격에서 위축되기도 했지만, 유격수로 나간 뒤로 타격도 살아나는 모양새다. 최근 6경기 연속안타를 쳤다.
박찬호의 햄스트링 부상은 심각하지 않다. 곧 돌아오면 다시 유격수를 맡을 것이다. 그렇다면 김도영은 곧 3루로 돌아간다. 현 시점에서 박찬호의 유격수 수비가 김도영보다 안정적이니 그렇게 하는 게 맞다. 박찬호는 올 시즌 6개의 실책을 범했지만, 실책이 선수의 수비력을 100% 규정 짓는 잣대는 아니다. 더구나 뉴 타이거즈의 기조는 윈나우다. 2루에는 캡틴 김선빈이 있다. 때문에 박찬호도 김도영도 2루 이동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KIA가 장기적으로 김도영의 포지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도영의 자질만 보면 대형 유격수로 성장을 유도하는 게 맞기 때문이다. 공수를 갖춘 대형 중앙내야수를 육성하고 성장시키는 게 코너내야수의 그것보다 훨씬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김도영을 장기적으로 3루수로 굳히는 게 '재능 낭비'라는 시선도 있다. KIA가 파이어볼러 문동주(한화)를 포기한 건 김도영의 대형 유격수로의 성장 가치를 높게 봤기 때문이었다.
김 감독도 "확실히 공수주에서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있다. 볼 핸들링은 어지간한 고졸 신인들보다 낫다. 수비 폭도 넓고 어깨도 강견이다. 최근에 본 고교 야수들 중에서 제일 낫다"라고 했다. 제2의 이종범이라는 별명이 그냥 붙은 건 아니다.
누구도 김도영의 포지션 이슈에 대해 쉽게 답을 내긴 어렵다. 대형 내야수 출신 김 감독도 많은 고민을 할 것이고, 장정석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도 머리를 짜낼 것이다. KIA의 행복한 고민이고, 긴 호흡으로 봐야 할 이슈다. 기본적으로 올해 김도영의 경기력을 보며 장래성까지 종합적으로 내다볼 가능성이 크다. KIA가 당장 '박찬호=유격수, 김도영=3루수' 체제를 흔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단 박찬호가 돌아올 때까지 '유격수 김도영'이 평가 받는 시간이다.
[김도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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