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확대해석은 하지 않으면 좋겠다."
올 시즌 최강선발진을 보유한 팀은 단연 선두 SSG다. 돌아온 '151억원 사나이' 김광현에 제구를 다잡은 파이어볼러 윌머 폰트, 메이저리그 90승 경력의 이반 노바, 환골탈태한 방출생 출신 노경은, 선발 경험 2년째를 맞아 성숙해진 오원석까지. 여기에 6월에 120억원 '재활 형제' 박종훈과 문승원이 가세한다.
실제 22일까지 SSG는 선발 평균자책점 2.01(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로 부동의 1위다. 그런데 SSG만 선발왕국이라고 부르면 안 된다. 중, 상위권서 예상보다 잘 버티는 키움도 선발진이 두껍다. 22일 고척 KIA전서 에이스 에릭 요키시가 무너지면서 수치가 올랐지만, 선발 평균자책점 3.09(5위)로 괜찮다.
요키시는 여전히 키움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다. 안우진이 실질적 에이스로 성장했고, 최저연봉 타일러 에플러도 예상보다 잘 나간다. 여기에 최원태가 지난 몇 년간의 기복을 딛고 안정적이며, 베테랑 정찬헌도 포수를 박동원으로 교체한 뒤 안정감을 찾았다.
홍원기 감독은 "에플러는 잠깐 고전했지만 좋아질 것이다. 정찬헌은 겨울에 준비를 잘 했던 만큼 믿는다. 박동원과 한번 더 해볼 생각이다. 최원태는 사이클이 심했는데, 그 갭만 줄이면 10승 이상 해줄 수 있다"라고 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예비 FA 시즌을 다시 맞이하는 한현희가 24일 고척 KIA전서 뒤늦게 시즌 첫 선발 등판에 나선다. 발목부상으로 스프링캠프를 통째로 걸렀다. 그동안 재활을 거쳐 2군에서 빌드업 중이었다. 퓨처스리그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홍 감독은 어디까지나 1군 복귀를 위한 점검 차원의 등판이었다고 해석했다.
본래 24일은 정찬헌이 나설 차례다. 그러나 19일 인천 SSG전에 등판하면서 나흘 쉬고 닷새만에 나서야 하는 스케줄이 부담스럽다. 허리 수술 전적 등 건강을 세심하게 돌봐야 하는 투수다. 24일 등판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부상자명단(가벼운 발가락 통증)에 올랐다.
정찬헌이 곧 돌아오면 선발투수만 6명이다. 한현희가 FA를 앞뒀기 때문에 불펜으로 돌리는 건 쉽지 않다. 홍원기 감독은 작년에도 한현희의 불펜 전환은 부정적이었다. 그렇다면 6선발 체제를 가동할 가능성이 생긴다. 이럴 경우 정찬헌이 주 2회 등판할 일은 사라진다.
2군에서 또 하나의 비밀병기가 준비 중이다. 2021년 1차 지명자 파이어볼러 장재영이다. 장재영은 21일 NC와의 경기서 선발 등판, 3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했다. 패스트볼 153km까지 나왔다. 오랜만의 실전이라 이닝을 채우기 위한 선발 등판이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집중 점검했다. 홍 감독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홍 감독은 멀지 않은 미래에 장재영의 1군 복귀를 시사했다. 심지어 "장재영처럼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선발이 낫다고 본다"라고 했다. 물론 "조만간 1군 콜업 되면 어느 위치에 기용할지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라고 했다.
즉, 키움은 한현희의 복귀로 6선발 가동이 가능하고, 장기적으로는 유용한 선발카드가 1장 더 있는 셈이다. 사실 불펜으로 자리잡은 좌완 이승호도 선발 요원이지만, 비집고 들어올 자리가 없는 게 현실이다.
6선발은 막상 장기적으로 성공한 사례가 없다. 정작 선발투수들이 1주일만에 나오는 루틴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5~6선발이 약하면 불펜의 피로도를 줄이는 효과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장재영은 당장 선발로 들어오긴 어렵다. 일단 한현희와 정찬헌을 어떻게 공존시킬지 연구해야 한다. 시즌 첫 3연패에 빠진 키움이 선발진 이슈를 통해 반전포인트를 잡을 수도 있다.
[한현희(위), 장재영(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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