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내가 주자를 못 뛰게 해야 할 것 같은데?"
두산은 지난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시즌 첫 번째 '잠실 라이벌' 맞대결에서 1-5로 패했다. 두산은 2위로 올라선지 하루 만에 3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두산의 입장에서는 6회 공격이 참 아쉬울 법했다. 1-4로 뒤진 6회말 선두타자 김인태가 안타를 치고 출루하며 물꼬를 텄다. 1점만 따라붙어도 승부의 행방은 예측하기가 쉽지 않았던 만큼 두산에게는 매우 중요한 찬스였다. 그러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삼진을 당하는 과정에서 1루 도루를 시도한 김인태까지 아웃 판정을 받으면서 달아오르던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상황은 이러했다. 페르난데스가 3B-2S에서 LG 선발 케이시 켈리의 6구째 136km 체인지업에 헛스윙을 했는데, 이때 LG 포수 유강남이 던진 공이 페르난데스의 방망이에 맞았다. 심판진은 페르난데스의 포수 수비 방해를 선언했고, 타자와 1루 주자까지 모두 아웃 판정을 받았다. 기회를 살리지 못한 두산은 점수를 쌓지 못했고, 1-5로 경기를 내줬다.
김태형 감독은 23일 잠실 LG전에 앞서 "페르난데스가 스윙을 한 뒤 포수 쪽으로 많이 들어가는 편이다. 어제는 헛스윙을 하고 참았어야 했는데, 누가 봐도 고의라고 생각할 정도로 많이 들어갔다. 물론 의식을 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김태형 감독은 심판진으로부터 어떠한 말을 들었을까. 그는 "심판이 판단했을 때 서로 접촉이 없더라도 고의성이 보이면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 어제는 영상을 봤는데, 헛스윙을 하고 몸이 완전히 넘어가더라"며 "타자에게 이야기를 하면 자신의 스윙을 못하니까 이제는 내가 주자를 못 뛰게 해야 할 것 같다"고 껄껄 웃었다.
아쉬운 패배였지만, 사령탑은 선수들의 활약에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는 잘 던졌다. 초반에 3점을 줄 때 맞더라도 카운트를 빨리 잡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박해민과 홍창기가 이영하를 잘 공략했다"고 말했다.
이어 9회에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이형범에 대해 "변화구가 좋아졌다고 보고를 받았었다.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전체적으로 괜찮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말 1사 1루서 김이태가 2루 도루에 성공했지만 타자 페르난데스의 수비 방해로 아웃이 선언되자 항의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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