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KIA전에 잘 해도 된다."
프로스포츠의 트레이드 문화는 과거에 비해 많이 바뀌었다. 트레이드 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선수도 없다. 23일 KIA에서 한화로 옮긴 투수 이민우와 외야수 이진영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객관적으로 봐도 한화는 KIA에 비해 주전 도약의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다고 해도 감독들은 트레이드 된 선수에게 "가서 잘해라"고 하면서도 웃으며 "우리하고 할 때는 살살해라"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그런데 KIA 김종국 감독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갔다. 이민우, 이진영과 마지막으로 연락을 하면서 화끈한(?) 진심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23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두 선수와 통화했다. 일단 프로이기 때문에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후회 없이 해보라고 했다. KIA전에 잘 해도 되고. 계속 잘 하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했다.
김도현을 받아온 KIA도 마운드 정비 차원에서 나쁘지 않은 거래다. 이민우는 2017년 입단 후 수년간 터지지 않았다. 이진영은 1군 외야에 마땅한 자리가 없었다. 물론 근본적으로 이 거래는 외국인투수 두 명이 동시에 부상으로 이탈한 한화가 강하게 원했다.
그럼에도 KIA가 선수 2명이나 내준 건, KBO리그 판을 넓게 바라봤기 때문이다. 장정석 단장도 "세 선수 모두 잘 되면 좋겠다. 트레이드라는 게 그렇다. 선수가 유니폼을 바꿔 입으면 터닝포인트가 된다"라고 했다.
선수가 KBO리그 최고 자산이다. 젊은 선수라면 한 명이라도 어느 팀에서든 터지는 게 리그 발전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KIA로선 순수하게 이민우와 이진영을 생각한 거래다. 김도현이 터지면 더 좋은 일이다. 김 감독도 장 단장의 생각과 같기 때문에 이 거래가 성사될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지금은 트레이드에 자유로운 문화 아닌가. 예전에는 선수들이 원래 있던 팀에 대한 애착이 많았다. 물론 이민우는 처음 들어온 팀이고, 오래있던 팀(2015년 1차 지명)이라 섭섭하고 아픈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통화를 해보니 새로운 팀에서 기회를 잡고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더라. 정말 그러면 좋겠다"라고 했다.
KIA로선 이민우와 이진영 중 한 명이라도 한화에서 제대로 자리 잡으면 배 아플 수 있다. 그러나 KBO리그 발전 차원에선 좋게 받아들일 수 있다. 반대로 김도현이 KIA에서 업그레이드 될 수도 있다. 김 감독은 김도현을 24일 곧바로 1군에 합류시켜 중간계투로 기용해볼 계획이다.
[이민우(위), 이진영(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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