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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조금 조급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키움 외국인타자 야시엘 푸이그는 19일 인천 SSG전서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다 오른 무릎에 불편함을 느꼈다. 이후 지명타자로만 출전해오다 23일 고척 KIA전서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2일 개막전부터 빠짐 없이 4번 타순을 지켜왔지만, 개막 후 처음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홍원기 감독은 "결과가 좋지 않다 보니 조금 조급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하다"라고 했다.
우리가 알던 푸이그가 아니다. 엄청난 운동능력을 앞세워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모습이 아직 안 나온다. 23일까지 19경기서 타율 0.235 3홈런 9타점 9득점 OPS 0.739. 간혹 무시무시한 파워를 앞세워 홈런을 치고,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주루로 박수를 받는다. 그러나 아직 위압감이 부족하다.
반면 사람들이 걱정한 그라운드 밖의 문제는 전혀 없다. SNS를 활발하게 하지만, 선을 넘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동료와의 융화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기우다. 푸이그는 이미 키움 덕아웃의 '인싸'다. 한국문화를 잘 받아들이고 있고, 마인드가 열려있다.
한 마디로 야구가 안 풀려 고민일 뿐이다. 나아가 자신의 야구를 넘어 키움의 야구가 안 풀리고, 상대에 패배하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괴로워한다는 후문이다. 홍 감독은 "시범경기부터 자신의 타격 결과 이상으로 팀이 지는 걸 많이 아쉬워했다"라고 했다.
푸이그는 22일 경기서 5타수 1안타에 1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1회 1사 2,3루 타점 찬스를 놓쳤고, 1점 뒤진 9회말 2사 1루서도 큰 것 한 방을 원한 팬들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례적으로 마지막 타석에서는 고개를 흔들며 아쉬워하는 모습도 보였다.
스트라이크 콜에 대한 아쉬움인 듯했지만, 홍 감독은 "팀이 진 것에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 재진출을 위해 자신의 타격으로 키움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겠다는 의지가 대단한 선수인데 여러모로 안 풀리는 시즌 초반이다.
홍 감독은 "국내선수들과의 케미스트리, 덕아웃에서의 언행을 보면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기술적 부분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는 걸 봐도 굉장히 진지한 선수"라고 했다. 홍 감독이 말도 걸지 못할 정도로 훈련에 진지한데, 그래서 더욱 애가 탈 수도 있다.
홍 감독이 푸이그를 23일 고척 KIA전 선발라인업에 뺀 건 여러 이유가 있었다. 무릎이 조금 좋지 않고, 타격감도 완전치 않으니 재충전하라는 의도였다. 푸이그는 경기 후반 대타로 투입됐으나 범타로 물러났다. 모처럼 많은 관중이 가득 찬 토요일 오후, 푸이그는 키움 1루 덕아웃에 앉아 무슨 생각을 했을까.
결국 홍 감독도 결과를 원한다. 이정후 외에 장타력과 클러치능력을 겸비한 타자가 거의 없는 게 키움의 현실이다. 홍 감독은 "푸이그에게 원하는 건 많은 홈런과 타점이다. 어느 정도 국내투수들을 상대해보면 타격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푸이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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