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경험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한다."
키움 고졸신인 우타 외야수 박찬혁에게 22일 고척 KIA전은 아찔한 경기였다. 야시엘 푸이그가 무릎이 좋지 않아 지명타자로 나서면서, 박찬혁이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2회초 선두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우선상 깊숙한 타구를 잘 따라 갔지만, 한 끗 차이로 놓쳤다. 3루타가 되면서 선제 실점으로 이어졌다.
4회초 무사 1루서 황대인의 타구는 박찬혁의 명백한 실수였다. 낙구 지점을 잡지 못하면서 자신의 머리 위로 날아온 타구에 대처하지 못한 채 '만세'를 불렀다. 1사 1루가 무사 2,3루로 바뀌면서 2실점으로 이어졌다.
이후 중견수 이정후의 대처가 인상 깊었다. 자연스럽게 박찬혁에게 다가가 뭔가 설명해주는 모습이었다. 웃음기를 띄며 격려하기도 했다. '선배미'였다. 이정후는 "찬혁이에게 외야수는 항상 공을 내 몸에 앞에 둬야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고 했다. 공이 머리 뒤로 가서 대처가 안 됐다. 외야수는 항상 공이 떨어질 지점보다 빨리 가 있어야 생각 못한 변수가 생길 때 대처가 가능하다"라고 했다.
야구를 처음 시작하는 게 아닌 박찬혁도 당연히 알고 있는 내용일 것이다. 다만, 통산 타율 1위를 자랑하는 '천재타자'의 한 마디라서 든든함이 느껴질 수 있다. 이정후도 5년 전 신인 시절 선배들의 도움을 받았듯, 박찬혁을 잘 챙긴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라고 지원 사격하기도 했다.
홍원기 감독도 박찬혁을 감쌌다. "수비도 지금까지 잘 해줬고 게임의 일부분이었다. 19살이니 큰 실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좋은 경험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홈 구장이기 때문에 못 잡은 건 아쉬움 있지만, 잘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신인도 엄연히 프로다. 신인이라서 실수가 용인되지는 않는다. 다만, 박찬혁은 실수를 딛고 성장할 포텐셜이 무궁무진하다는 게 다른 선수와 다른 점이다. 홍원기 감독도 박찬혁이 젊다고 기용하는 게 아니라 가능성을 믿고 투자하는 것이다.
박찬혁은 21경기서 64타수 17안타 타율 0.266 4홈런 7타점 7득점 OPS 0.803이다. 21일 인천 SSG전서 '151억원 사나이' 김광현에게 솔로포를 뽑아내더니 26일 대전 한화전서도 3회에 좌월 솔로포를 뽑아냈다. 홈런 공동 2위다.
홍 감독은 "헛스윙 삼진도 많은데 자기만의 스윙을 위축되지 않고 한다. 앞으로 더 지켜보려고 한다. 결과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어린 나이 답지 않게 잘 해주고 있다. 김광현에게 홈런을 친 건 본인에게 큰 영광이고 기억에 많이 남을 것이다"라고 했다.
개막하기 전, 올 시즌 신인왕 1순위는 단연 KIA 슈퍼루키 김도영으로 꼽혔다. 김도영은 시범경기 타격왕과 최다안타왕을 차지하면서 남다른 떡잎을 과시했다. 그러나 김도영은 막상 시즌 뚜껑이 열리자 타격에서 고전한다. 지금까지의 수치, 임팩트만 보면 박찬혁의 우위다.
승부는 지금부터다. 김도영은 18경기서 타율 0.186에 3타점 9득점이지만, 최근 10경기서는 타율 0.262로 나쁘지 않다. 지난 주말 3연전 맞대결은 에피타이저였다. 두 슈퍼루키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박찬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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