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감독으로서 나균안 같은 선수가 불펜에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된다"
나균안은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2차전 맞대결에 구원 등판해 2이닝 동안 투구수 34구,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팀의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김유영(1이닝)과 구승민(1이닝), 최준용(1이닝)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모두 등판을 마친 가운데 롯데 벤치는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로 나균안을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벤치의 선택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타선이 침묵하면서 승리를 손에 넣지는 못했지만, 나균안의 탄탄한 투구를 바탕으로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1-1로 맞선 11회에 마운드에 오른 나균안은 타격감이 절정에 달해있는 한유섬과 4구 승부 끝에 1루수 땅볼을 이끌어내며 첫 아웃카운트를 만들었다. 이후 케빈 크론-박성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상대로는 '위닝샷'으로 포크볼을 구사해 모두 투수 땅볼로 잡아내며 깔끔한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멀티이닝' 소화가 가능한 나균안은 12회에 마운드에 올랐다. 나균안은 선두타자 오태곤을 2루수 땅볼, 오준혁을 삼진 처리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이후 이흥련에게 볼넷을 내주며 잠시 주춤했으나, 최지훈을 3구 3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나균안은 2017년 롯데의 지명을 받을 때 '포수'로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오랜 기간 포수로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이름과 포지션을 모두 바꾸면서 완전히 '환골탈태'했다. 그 누구도 이렇게 잘 할 줄은 몰랐을 것. 나균안은 전향 첫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6.41을 기록하며 경험을 쌓았고, 올해 5경기에 나서 1홀드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 중이다.
올해는 주로 롱 릴리프나 기록이 걸려있지 않은 상황에서 주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는 만큼 5경기에 등판했지만, 1홀드를 수확하는데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내용은 압권 그 자체다. 나균안은 13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22개의 탈삼진을 뽑아낼 정도로 위력적인 투구를 펼치고 있다.
무엇이 나균안을 바꿔놓았을까. 래리 서튼 감독은 "나균안에게는 5~6가지 구종이 있었다. 하지만 3가지 구종에 집중을 하기로 했다. 데이터로 봤을 때 나균안은 수직 무브먼트가 좋아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커터 또는 슬라이더로 부를 수 있는 공이 좋고, 상대 타자를 잡아낼 수 있는 좋은 구종을 보유 중"이라며 "스플리터에 집중하면서 작년보다 좋은 공을 구사하고 있다. 리키 마인홀드 코치의 프로그램을 믿고 따라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보직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은 나균안이 1군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장점이자 서튼 감독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서튼 감독은 "나균안은 선발 전향 가능성이 있다. 시즌을 치르면서 선발 투수에게서 작은 부상이 생기기 때문에 대체 선발이 필요하다"며 "나균안도 후보 중 하나다. 롱 릴리프 역할, 필승조로 이어지는 다리 역할도 잘해주고 있다. 필승조 투수들이 연투를 하면 1점 차에 7회에 믿고 올릴 수 있는 투수다. 감독으로서 그런 선수가 불펜에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나균안은 27일 딸과 아내가 지켜보는 앞에서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투수로 포지션을 전향한지 오랜 시간이 흐르지 않았지만, 지금과 같은 활약이라면 머지 않은 시간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서 롯데의 승리를 이끄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롯데 나균안이 27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연장 11회초, 12회초 2이닝 무실점 투구를 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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