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포구 실책→땅볼 송구 재치→속죄의 3안타→공수겸장 2루수, 이런 날도 있다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희한한 땅볼 송구가 나왔다. 키움 2루수 김혜성이 역전의 빌미가 되는 결정적 실책을 범한 뒤 3안타로 속죄했으나 팀은 웃지 못했다.

김혜성은 29일 고척 KT전에 변함 없이 주전 2루수로 출전했다. 타순은 6번. 풀타임 5번 타자로 기용될 계획이었으나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아 2번으로 갔다가, 하위 타순으로 내려가는 등 타순 변동이 있는 편이다.

그래도 2루는 꾸준히 지킨다. 김주형-김혜성 키스톤콤비는 올 시즌 키움의 내야수비를 상당히 안정시켰다. 아직 시즌 개막 1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키움의 디펜스는 예년에 비해 안정적이다. 덕분에 키움도 중위권서 꾸준히 버텨낸다. 타구 커버 범위가 넓은 김혜성이 송구 부담을 덜어내면서, 팀 수비에 크게 기여한다.

그러나 이날은 결정적 실책을 범했다. 2-2 동점이던 2회초 2사 2,3루 위기. 선발투수 최원태의 투구수가 늘어나고 있었다. 깔끔한 수비로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상황. 김민혁의 타구가 1,2간으로 흘렀다.

김혜성이 재빨리 대시, 글러브를 타구에 댔다. 그러나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김민혁은 전력질주, 1루로 거의 다 온 상황. 이때 김혜성은 순간적으로 재치를 발휘했다. 제대로 포구가 되지 않았으니 그대로 글러브로 공을 툭 쳐서 1루수 박찬혁에게 연결한 것. 공이 땅볼로 박찬혁 방면으로 정확하게 갔다.

결과는 세이프. KT는 3루 주자 김병희는 물론 2루 주자 홍현빈마저 홈을 밟으면서 4-2로 역전했다. 이날 승부를 가른 장면이었다. 이날 전까지 김혜성은 단 1개의 실책만을 범하며 안정감을 과시했지만, 매일 완벽한 수비를 할 수는 없다.

김혜성은 1회에 투수 방면 내야안타로 타점을 올린 상태였다. 이후 6회와 8회에 좌우로 안타를 추가, 3안타 경기를 했다. 그러나 키움은 후속타가 나오지 않으면서 추격에 애를 먹었고, 끝내 4-6으로 패배했다. 4타수 3안타로 타율 0.282까지 올렸다.

그래도 0.282에 10타점,13득점, 7개의 도루로 순항 중이다. 리그 2루수들 중에서 크게 빠지지 않는 퍼포먼스다. 2021년 골든글러브 유격수가 2022년 골든글러브 2루수에 도전할 수 있을까. 시작은 나쁘지 않다. 실책을 했지만, 땅볼 송구라는 재치를 확인했다.

[김혜성.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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