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5명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떠난 김상현 군.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의사를 꿈꾸던 12세 소년이 장기 기증으로 5명에게 새 생명을 선사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은 지난 23일 김상현군(12)이 5명의 또래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고귀한 생을 마쳤다고 29일 밝혔다.
상현군은 지난 6일 새벽 갑작스레 두통을 호소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여느 아이들과 같이 친구들과 동네를 누비는 것을 좋아하던 꿈 많은 아이였기에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상현군의 부모는 의료진으로부터 “가망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에도 “살려만 달라. 다시 눈을 뜰 것”이라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현군의 상태는 점점 나빠졌다.
부모는 “착한 아이였으니 좋은 일 하면서 보내주자”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상현군은 5명의 또래에게 심장, 신장(좌우), 간장, 폐장(양측)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2남 중 장남으로 조용하고 진중한 성격을 가진 상현군은 교우들과의 관계도 원만하던 학생이었다고 한다. 특히 엄마에게 살가웠다. 상현군은 엄마가 가끔 몸이 아프다고 할 때면 “엄마 아프지 않게 해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어”라고 말하던 따뜻한 아이였다.
아버지는 “상현아, 평생 너와 함께 할 테니 하늘에서도 아프지 말고 잘 지내.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장기를 기증받은 친구들이 성인이 돼서도 좋은 일을 많이 하고 건강히 살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4학년인 동생은 형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싶다면서 “형, 잘 가! 좋은 곳으로 가!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마”라고 울먹이며 인사를 건넸다.
김경수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코디네이터는 “어리고 착한 아이가 떠난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힘든 일인데,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기증 동의해 주신 보호자에게 감사드린다”며 “(상현군의 부모를)처음 만나 뵙고 기증에 대해 안내해 드릴 때는 우시기만 하셨는데, 아들이 다른 이의 몸속에서라도 다시 살아 숨 쉬고 마지막에 좋은 일을 하고 가길 바라셨다”고 전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