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이것이 어린왕자 매직인가.
SSG 오태곤은 주전과 백업을 오가는 외야수다. 베테랑 김강민이 선발 중견수로 나서면 벤치로 들어가고, 김강민이 선발로 나서지 않으면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다. 추신수가 1군에서 빠져있고, 5월까지는 지명타자만 맡는다. 때문에 오태곤에겐 소중한 기회, 소중한 시간이다.
그러나 4월 한달간 타격 성적이 바닥을 헤맸다. 25경기서 51타수 5안타 타율 0.098 1타점 7득점 OPS 0.305였다. 2010년 데뷔 후 풀타임 주전으로 뛰어본 시즌이 거의 없었다. 롯데, KT를 거쳐 2020년 트레이드를 통해 인천에 입성한 뒤에도 신분은 변하지 않았다. 포지션만 외야로 고정됐다.
3일 인천 한화전. 경기 전 SSG 김원형 감독이 오태곤에게 잠시 뭔가 얘기를 했다. 그리고 실전에 돌입했는데. 공교롭게도 1-1 동점이던 7회말에 결승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한화 김범수를 상대로 1사 2루 찬스서 슬라이더를 공략, 좌선상으로 시원한 장타를 뽑아냈다.
이 한 방으로 오태곤은 마침내 1할을 돌파했다. 0.111. 뿐만 아니라 3-1로 앞선 8회말 1사 1,3루 찬스서는 중견수 방면으로 깊숙한 희생플라이를 날려 타점도 추가했다. 전날까지 시즌 1타점이었으니 시즌 첫 멀티타점이다.
김원형 감독은 "투수 출신이 타자에게 뭔가 얘기했다는 게 민망하긴 한데, 중심이동에 대해 얘기했다. 사실 볼을 던지는 것이나 타격이나 똑같은 원리다. 중심이동이 잘 돼야 볼을 잘 던지고 타격도 잘 된다. 타자도 어느 정도 타격이 잘 되는 선수들은 중심이동이 잘 된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타격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다리를 들어올린 이후 중심이동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다리를 들고 힘을 모으기까지 골반이 앞으로 나가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짚어줬다. 김 감독은 "기본적인 얘기를 한 것이었다"라고 했다.
어쨌든 오태곤으로선 김 감독으로부터 기본을 각인 받고 경기에 나섰으니 도움이 됐다고 봐야 한다. 이날 결승타, 2타점이 올 시즌 타격에 터닝포인트가 된다면 오태곤으로선 잊을 수 없는 '어린왕자의 조언'으로 남을 것이다.
오태곤은 "결승타를 쳐서 기분이 좋고 감독님이 믿어주신 덕분에 안타를 칠수 있었던 것 같다.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어 기쁘다. 사실 앞에 (김)성현이 형이 번트를 댈지 몰랐는데 작전이 나왔다. 감독님이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과감히, 적극적으로 치라고 주문하셨다. 또한 상대가 직구, 슬라이더를 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포인트를 앞에 두고 스윙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했다.
끝으로 오태곤은 "평일에도 찾아주셔서 육성응원도 많이 해주시는 만큼 선수단도 힘이 나는 것 같다. 앞으로 날씨가 점점 좋아져서 더 많은 팬이 야구장을 방문해주셨으면 좋겠고, 선수들도 승리로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오태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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