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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정준호가 극장가에 돌아오는 소감부터 주인공으로서의 책임감, 부상 투혼까지 낱낱이 밝혔다.
영화 '어부바'에서 '어부바호' 선장 종범을 연기한 정준호를 6일 화상으로 만났다.
'수상한 법정', '개 같은 것들'의 최종학 감독이 연출한 '어부바'는 늦둥이 아들과 철없는 동생, 분신 '어부바호'를 지키려 고군분투하는 종범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극 중 선박회사로부터 '어부바호' 대출금을 상환하라는 독촉을 받고 고민에 빠진 종범은 동생 종훈이 24살 어린 여자와 결혼하겠다는 갑작스러운 발표를 하고, 아들 노마는 학급 친구와 싸움까지 하며 복잡다단한 나날이 계속된다.
정준호는 동생 역의 배우 최대철, 아들 역의 배우 이엘빈과 함께 호흡하며 진정한 가족애란 무엇인지 보여줬다.
2년 만의 영화 복귀를 앞둔 정준호는 "상당히 설레고 떨리는 마음"이라며 "영화는 공동 작업을 통해 완성되지만 극을 이끄는 주연 배우가 개연성부터 전체적인 짜임새를 이끌어간다. 주인공으로서 마음이 무겁고 책임감이 남다르다"라고 털어놨다.
또 "시나리오를 받고 끌렸다"라면서 "아들이 7살 때 아빠가 영화배우란 걸 알았다. 아들이 어떤 영화에 출연했냐고 물어보면 '같이 봐볼까?' 할 영화가 많지 않더라. 제가 출연한 영화가 다소 자극적인 소재가 많다. '어부바' 시나리오를 보고 '이 영화다' 느꼈다. 뭉클하게 남을 영화였다. 누구보다 시나리오를 깊이 이해하고 공감했다"라고 각본을 받아든 이유를 전했다.
"동생이 잘되게 노력하는 형, 아들이 원하는 걸 해주려 고군분투하는 아버지 등 가족 구성원의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한 정준호는 종범을 놓고 "상당히 과묵하고 묵묵히 제 일을 한다. 고지식한 면도 있다. 저처럼 늦게 소중한 아들을 얻게 되면서 녹록지 않은 상황 속 가정을 지킨다. 주변에 돌아보면 많이 있다. 실제 부둣가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아버지상"이라고 설명했다.
정준호는 실제 46세에 아들, 51세에 딸을 품에 안은 늦깎이 아빠다. 누구와 영화를 보러 갈 예정이냐는 물음에 "먼저 아들을 데리고 가서 볼 생각"이라 답한 그는 "아들이 마블 영화를 섭렵하고 있다. 웬만한 영화는 감독이 분석하듯 한다"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어린이날 사무실 옥상에 아들, 딸을 불러다 바비큐 파티를 해줬다. 옥상 벽에 휘황찬란한 도시 야경 그림을 크게 붙여놨다. 아들이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자유의 여신상을 발로 밟는 듯한 앵글을 잡아 찍고 있더라. 영화 많이 보더니 카메라 연출 기법이 놀랄 정도로 재능 있다고 하니 영화감독이 될 거라더라"라며 "'어부바'를 보고 감동이 안 온다면 절 분석적으로 괴롭힐 것 같다. 긴장해야 할 거다. 분석력이 대단하다"라고 웃었다.
지난달 간담회에서 정준호의 부상 투혼이 뒤늦게 알려졌다. 격한 장면을 찍다 인대 부상으로 응급 치료를 받고 촬영 현장에 돌아온 그는 "다 같은 행동을 했을 거다"라고 겸손해하며 "영화는 하루만 촬영을 못 해도 제작비가 많이 소진된다. 저와 호흡하는 다른 배우 일정도 있다. 큰 부상이 아니면 웬만한 배우는 다 소화하려 할 거다. 흔히 있는 일"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정준호는 "인대가 끊어져서 병원에서 앞으로 3주 정도는 움직이지 말고 고정해야 한다더라. 그런데 이미 부산 영도 앞바다에 다 준비해놓고 촬영하는 와중에 부상으로 쉴 수 없었다. 병원에서 촬영장에 오는 동안 아프긴 하지만 예정대로 해야겠다 생각했다. 다들 만류했지만 끝까지 촬영했다"라고 회상했다.
정준호의 전작을 두고 비교해보면 '어부바'는 다소 작은 규모의 영화에 속한다.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고 오십 넘어 아이를 키우면서 인생엔 1, 2등이 정해져 있지만 진면목을 바라보고 살아야 할 것 같더라"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한 그는 "세월이 지나면 내려놓고 적응해야 한다. 나이를 먹고 마음이 깊어지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 더 편해졌다"라고 고백했다.
뿐만 아니라 "모두의 열정에 받은 출연료보다 식사, 간식비가 더 들어간 것 같다. 현장에서 영화인들의 열정을 느꼈다. 벌써 영화가 끝났냐고 할 정도로 시간이 빨리 갔고 하루하루 소중했다"라며 "'어부바'는 애정이 많이 가는 작품"이라 칭했다.
한편 영화 '어부바'는 오는 11일 개봉한다.
[사진 = 트리플픽쳐스]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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