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절실하게 운동했구나."
SSG 우완투수 한두솔은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광주일고를 졸업한 뒤 프로에 지명되지 못해 반 강제로 일본 유학을 떠났다. 국내 대학에서 스카웃 제의는 있었지만, 한두솔은 모험을 택했다. 일본 리세이샤전문학교에서 재활 의학을 전공하며 야구까지 병행했다.
일본어 공부와 전공에 야구까지. 3년간 몸과 마음이 부서질 듯 힘들었던 시간을 겪어보고 나니 인간으로서 내공이 쌓였다. 2018년 육성선수로 KT에 입단했지만, 별 다른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방출됐다.
한두솔은 포기하지 않았다. 방위산업체로 군 복무를 하면서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 및 인대접합수술까지 받았다. 재활 의학을 전공했으니 아무래도 재활은 수월하게 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이후 지난해 6월 SSG의 테스트를 받고 입단했다.
지난 2월 강화SSG퓨처스필드에서 만난 한두솔은 자신을 도와줬던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감사함을 표하는, 넉넉한 마음을 지닌 선수였다. 한두솔은 그렇게 1년이란 시간을 보냈고, 마침내 감격의 1군 데뷔전을 가졌다.
6일 고척 키움전이었다. 스코어가 크게 벌어진 8회말이었지만, 한두솔의 야구인생에선 큰 족적이 찍힌 순간이었다. 1이닝 동안 세 타자를 깔끔하게 막아냈다. 김원형 감독은 7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어려운 환경에 있던 선수였다. 들어온지 1년만에 1군 경기에 나갔다. 이 선수도 절실하게 운동했구나 싶다"라고 했다.
제구에 약점이 있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2군에서 보완했다. 2군 추천 1순위다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합격점을 주고 싶다. 열심히 하다 보면 오랫동안 1군에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당장 필승조에 들어가는 건 어렵지만, 일단 1군에 적응하고 자리잡는 게 과제다.
한두솔이 1군에서 한 자리를 잡으면 비슷한 환경에서 어렵게 프로 생활을 시작한 선수들, 지금도 프로 입단을 위해 음지에서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는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 감독은 "우리 팀도 이기는 경기, 지는 경기에 나갈 투수들이 구분은 돼 있다. 그래도 열심히 하면 1군에서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라고 했다.
[한두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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