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김태형 감독의 노림수가 제대로 적중했다. 그리고 역시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강승호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시즌 4차전 홈 맞대결에 2루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두산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시즌 초반 톱니바퀴가 제대로 맞물리지 않고 있다. 작년에는 선발 마운드가 문제였다면, 올해는 '복덩이' 양석환이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박건우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워주던 김인태가 햄스트링 미세 손상으로 현재 전력에서 빠져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7일 경기에 앞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마저 왼손 엄지손가락 부근의 손바닥에 불편함을 호소,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은 "내일(8일)도 봐야 할 것 같다. 타격 연습을 해보고 결정을 해야 할 것 같다"며 고심을 토로했다.
주축 선수들이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있기에 고민을 클 수밖에 없었다. 두산은 이날 경기 전까지 팀 타율은 0.245(리그 5위)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김재환은 7일 경기 전까지 29경기에서 타율 0.218, 정수빈은 27경기 타율 0.200,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페르난데스도 0.289에 그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태형 감독은 주축 선수들이 부진을 겪자, 감이 좋은 강승호를 6번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 8경기에서 30타수 13안타 1홈런 타율 0.433을 기록하던 강승호는 7일 처음으로 5번으로 기용됐다. 그리고 김태형 감독의 선택과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강승호는 1회 첫 번째 타석에서는 유격수 땅볼,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KT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시속 153km/h의 빠른 볼에 삼진으로 침묵하며 좋은 감을 이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세 번째 타석에서 첫 안타를 뽑더니, 네 번째 타석에서 제대로 사고(?)를 쳤다.
강승호는 2-3으로 아슬아슬하게 뒤진 7회말 2사 만루에서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바로 앞에서 김재환이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3루수 인필드 플라이로 침묵했기 때문에 부담은 클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강승호는 바뀐 투수 김민수의 5구째 140km 직구를 공략해 좌익수 앞에 안타를 뽑아냈다. 이때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고, 두산은 결국 역전에 성공, 분위기를 타 2점을 더 보태며 6-3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활약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KT는 8회말 2사 1, 2루에서 김재환과 승부를 보지 못한 것이 매우 뼈아팠다. KT는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타석에는 감이 절정에 달한 강승호가 들어섰다. 강승호는 바뀐 투수 심재민의 2구째 132km 체인지업을 통타, 중전 2타점 적시타를 쳐 승기에 쐐기를 박았다.
김태형 감독이 김재환 뒤에 강승호를 배치한 이유는 분명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2위 탈환에 성공했고, 강승호는 시즌 타율을 0.279에서 0.301까지 대폭 끌어 올리는데 성공했다. 팀 승리와 개인 성적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낸 강승호다.
[두산 강승호가 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7회말 1사 만루서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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