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례적이다. 10개 구단의 주전포수 중 2명이 개막 1개월만에 팀을 옮겼다. KBO리그 포수 지형도가 꿈틀댄다.
KIA 박동원과 SSG 김민식은 각각 키움과 KIA의 주전포수로 2022시즌을 시작했다. 김민식은 4월2일 광주 LG전 주전포수였다. 박동원은 개막전 주전은 아니었지만, 예전부터 이지영보다 주전 비중은 약간 더 높았다.
그러나 박동원은 시즌 시작 전부터 안방이 약한 KIA의 레이더에 들어있었다. 아무래도 김민식-한승택 체제는 무게감이 떨어졌다. 장정석 단장은 FA 쇼핑을 마친 뒤 트레이드 시장으로 눈을 돌려 키움과 협상을 벌여왔다. 결국 4월23일 밤에 타결됐다. 박동원은 4월24일에 KIA 유니폼을 입었다. 4월25일 KBO로부터 승인 받았다.
KIA만 포수 트레이드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었다. 선두를 질주하는 SSG도 포수 트레이드를 원했다. 이재원이 2~3년째 침체에 빠졌다. 최근에는 부상으로 빠지면서 다급해졌다. 그렇다고 백업 이흥련과 이현석이 이재원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지도 못했다.
자연스럽게 KIA가 눈에 들어왔다. 도루저지능력이 좋은 김민식과 수비력이 좋고 젊은(1994년생) 한승택 중 한 명만 데려오면 된다는 계획이었다. KIA가 한승택을 보호하면서 김민식의 5년만의 인천 유턴이 확정됐다.
개막 한 달만에 주전포수 두 명이 유니폼을 갈아입는 건 좀처럼 보기 어려운 현상이다. 그러나 이건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다가올 겨울까지 주전급 포수들이 팀을 옮길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다.
일단 트레이드 논의가 활발한 시기다. 10개 구단이 본격적으로 상위권과 하위권으로 나뉘기 시작했다. 부족한 부분들이 명확히 드러난 상태다. 한 구단 고위관계자는 "트레이드 얘기를 정말 많이 한다. 자연스럽게 만난 자리서 얘기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성사되기도 한다. 갑자기 전화가 와서 원하는 선수를 얘기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지금 선발투수가 필요한 팀들이 있다"라고 했다.
박동원 급의 주전포수 이적은 힘들더라도, 카드를 맞추다 보면 백업포수들은 얼마든지 움직일 수 있다. 결정적으로 올 시즌이 끝나면 역대급 포수 FA 시장이 열린다. 박동원은 KIA가 입도선매했다. 양의지(NC), 박세혁(두산), 유강남(LG)이 FA가 된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올 시즌 타격부진에 시달린다. 양의지가 타율 0.200에 3홈런 13타점 OPS 0.708, 박세혁이 타율 0.193 11타점 OPS 0.451, 유강남이 타율 0.255 1홈런 13타점 OPS 0.646. 그렇다고 올 겨울 이들의 가치가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 이미 수년간 쌓아온 커리어가 있다. 포수라는 포지션 특성상 경험의 가치가 크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포수 예비 FA 3인방이 부진해도 올 겨울 몸값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NC, 두산, LG가 양의지, 박세혁, 유강남을 붙잡으려고 할 것이다. 시즌이 끝나기 전에 비 FA 다년계약이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혹시 시즌 후 FA 시장에서 이들 중 한 명이라도 팀을 옮길 경우, 연쇄 이동이 일어날 수 있다. 현재 10개 구단 주전포수 모두 양의지급은 아니다. 이들이 FA 시장에 나오면 타 구단들이 관심을 안 갖는 게 이상한 일이다.
KBO리그 안방 대이동이 현실화될까. 박동원과 김민식의 이동은 시작일지도 모른다. 변수가 너무 많다.
[박동원(위), 김민식(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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