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너 같은 타자가 삼진을 의식하면 좋은 타자가 못 된다."
LG 23세 거포 유망주 이재원은 '잠실 빅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LG가 간판, 홈런타자로 키우기로 작심한 우타자다. 그러나 2018년 2차 2라운드 17순위로 입단한 뒤 1군에서 포텐셜을 터트리지 못했다. 1군에 마땅한 자리도 없었고, 스스로 알껍질을 벗지도 못했다.
삼진이 고민이었다. 거포에게 삼진은 세금이라는 말도 있지만, 세금도 너무 많이 내면 부담스러운 법이다. 2021시즌 62경기서 타율 0.247 5홈런 17타점을 기록했다. 38개의 안타를 생산하면서 48개의 삼진을 당했다.
삼진을 많이 당하는 원인은 변화구에 대한 약점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유망주라면 겪을 수 있는 통과의례다. 시즌 초반 잠시 1군에 머물렀다가 2군에서 조정기를 가졌고, 최근 1군에 올라와 서서히 기지개를 켠다.
14일 잠실 KIA전서 5회 결정적 좌월 투런포를 쳤다. KIA 좌완 션 놀린의 체인지업을 잘 잡아당겼다. 8회에는 장현식의 패스트볼을 정확한 타이밍에 받아쳐 잠실구장을 반으로 가르는 쐐기 1타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이재원은 "놀린이 변화구로 승부했는데, 맞아떨어졌다. 변화구를 의식하지는 않는다. 그동안 헛스윙이 많았는데 의식하기보다 떨어지는 공에 대비해 존을 높게 설정했다. 2군에선 임훈 코치님과 이병규 코치님이 많이 다독여줬다"라고 했다.
다시 1군에 올라오니 선배들의 격려와 사랑을 독차지한다. 이재원은 "이호준 코치님, 모창민 코치님도 삼진에 신경 쓰지 말라고 했고, 박해민 형도 '너 같은 타자가 삼진을 신경 쓰면 좋은 타자가 못 된다'고 했다. 잘하고 싶다고 해서 잘 하는 건 아니다. 조바심을 내지 말고 순리대로 가야 한다. 한단계씩 올라가고 싶다"라고 했다.
격려가 전부는 아니다. 기술적인 변화가 있었다. 팔꿈치의 변화다. 공이 변화하는 걸 최대한 불러들려놓고 공략하기 위해 팔꿈치를 젖히기보다 뒤로 뺀다는 느낌으로 타격을 하라는 어드바이스를 받았다.
이게 통했다. 이재원은 "치려고 할 때 팔꿈치를 위쪽으로 올리는 게 아니라 빼는 느낌으로 친다. 그러면 변화구를 잡아놓고 칠 수 있다. 타이밍만 안 빼앗기려고 한다. 덤비면 좋은 결과가 안 나왔다"라고 했다.
1군에서 많은 경험과 시행착오, 보완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과정이다. 젊은 거포가 반가운 LG 팬들은 '잠실 빅보이'라며 연일 격려를 보낸다. 류지현 감독도 "이재원의 파이팅 넘치는 기운이 승리를 가져오게 한 것 같다"라고 했다. 이재원은 "팬들 덕분에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감사하다"라고 했다.
[이재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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