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잠실의 주인공은 이재원이었다. 이재원의 원맨쇼였다.
'2군 홈런왕' 이재원은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8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2홈런 4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잠실벌을 지배했다. 전날 홈런에 이어 연이틀 3홈런을 몰아쳤다.
이재원은 LG가 그동안 그토록 원하던 우타 거포가 될 가능성이 높은 선수다. 서울고 시절 KT 강백호와 함께 중심 타선에서 활약하던 선수로 당시 파워는 강백호보다 앞선다고 평가받던 선수였다. 하지만 변화구 대처 능력에 한계를 드러내며 프로 입단 후 2군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홈런 16개를 기록하며 '2군 홈런왕'에 올랐고 1군 무대에서도 62경기에 나와 타율 0.247 5홈런 17타점을 기록했다. 가능성은 있었지만 1군 무대는 2군과는 달랐다. 상대팀에서 이재원에 대한 분석이 끝난 뒤에는 타격 성적이 계속 떨어졌고 결국 좋은 마무리를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달라진 모습이다. 무엇이 이재원을 변화 시켰을까?
이재원 헬멧 안쪽에 정답이 있었다. 간절한 마음을 담은 비법이 적혀있었다. '덤비지 말자. 여유 있게'였다.
헬멧은 야구선수와 365일 붙어 있다. 가장 보기 쉬운 곳에 글을 써놓고 주문처럼 외우면 새로운 시도를 할 때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동안 이재원은 좋은 재능을 갖고 있지만 계속 위축된 스윙을 하며 타석에서 여유가 없었다. 파워 하나는 타고난 선수지만 볼 카운트가 몰리다 보니 생각이 많아졌고 힘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갔다. 이재원은 80%의 힘 만으로 쳐도 충분히 많은 홈런을 기록할 수 있는 선수다. 그렇기에 덤비지 말고 여유 있게 타석에서 상대 투수와 대결하라는 말이었다.
파워와 배트 스피드는 이미 리그 최정상급이다. 192cm, 100kg이 넘는 건장한 체구는 마치 외국인 거포를 보는 듯하다. 15일 경기에서 보여준 홈런을 봐도 알 수 있다. 4회말 1사 1.2루에서 친 스리런포는 타구 속도 173.6km/h, 발사각도 24.6도, 비거리 132.9m의 초대형 홈런이었다.
그런데 8회에 보여준 홈런의 타구 속도는 더 빨랐다. 타구 속도 176.2km/h, 비거리 125.4m의 좌월 솔로홈런이었다.
타석에서 덤비지 않고 여유 있게 본인의 스윙만 한다면 언제든지 홈런을 칠 수 있는 무서운 타자가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한편 이재원은 개막전 엔트리에 든 뒤 바로 2군으로 내려갔지만 5월 콜업 후 폭발적인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타율 0.419 3홈런 10안타 9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재원은 "한 단계, 한 단계 순리대로 가자는 생각이다. 아직 다 보여준 건 아니니까 LG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고 올 시즌 포부를 밝혔다.
['잠실 빅보이' 탄생을 알린 LG 이재원.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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