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황대인과 김석환만 쳐다보지 않는다.
KIA 장정석 단장이 확실히 수완이 좋다. 포수가 급한 SSG를 상대로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었다는 평가다. 트레이드는 본래 급한 쪽에서 약간의 손해를 감수해야 성사된다. SSG 류선규 단장은 김민식과 한승택을 두고 "우리가 고를 처지는 아니었다"라고 했다.
장정석 단장은 SSG의 트레이드 문의에 여유있게, 그리고 치밀하게 대응했다. 박동원으로 안방 약점은 해결한 상황. 다음 과제는 코너 내야의 파워, 왼손 불펜 약점 해결. 사실 내부 육성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트레이드 문의가 들어오면서 곧바로 태세를 전환했다.
실제 장 단장은 프런트 관련 파트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임석진과 김정빈을 영입했다. 특히 임석진 영입의 의미가 남다르다. 거포가 부족한 로스터에 복권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이준영이 버틴 좌완 불펜보다 당장 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가 거포 유망주다.
임석진은 2016년 2차 1라운드 6순위 지명자다. 3루가 주 포지션이지만, 1루도 가능하다. 그동안 최정이라는 거대한 산에 가로막힌 측면, 임석진 스스로도 틀을 깨지 못한 측면 모두 있었다. 수비에서의 약점이 있지만, 훈련을 통해 보완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과거 약물 관련 불미스러운 사건은 엄밀히 볼 때 병원의 부주의가 컸다.
임석진은 지난 2월 강화 스프링캠프서 '2군 홈런왕'을 노린다고 했다. 등번호(60번)만큼의 홈런을 치면 홈런왕이 될 수 있겠다는 의미였다. 2군 타이틀홀더라도 되면 야구인생에 큰 전환점과 기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정이 버티는 한 1군에 올라가기 쉽지 않은 현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KIA는 사정이 다르다. 거포에 목 마른 팀이고, 3루수의 펀치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류지혁이 맹활약 중이지만, 거포는 아니다. 때문에 김종국 감독은 트레이드 직후 임석진을 1군에 올려 간간이 기회를 준다. 당장 대타로서의 가치, 장기적으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여부를 가늠해보는 시간이다.
그래서 15일 잠실 LG전 대타 솔로포는 의미 있었다. 이미 2-6으로 승부가 기운 9회초였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최정용 대신 타석에 들어서서 이우찬을 상대로 볼카운트 2B2S서 슬라이더를 공략, 비거리 135m 좌월 솔로포를 가동했다. 심지어 타구가 잠실 외야 스탠드 상단에 꽂혔다.
임석진의 포텐셜을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이 한 방은 류지혁은 물론 1루수 황대인, 나아가 2군에서 재조정 중인 김석환에게도 건전한 긴장감을 줄 수 있다. 특정선수 한 명만 쳐다보지 않는 팀이 진정한 강팀이다.
KIA에 긁어볼만한 거포 복권 한 장이 추가됐다. KIA로선 밑져야 본전이다. 임석진은 울분을 털어낼 기회를 잡았다.
[임석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