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박병호도 박동원도 없는데 잘 나간다. 현 시점에서 키움은 희한한 팀이다.
키움은 13일 수원 KT전서 5연패를 끊자마자 4연승-1패-4연승이다. 22일 고척 한화전서 역전패했지만, 최근 10경기 8승2패 초상승세. '2강' SSG와 LG를 가장 가까이서 추격한다. 물론 시즌 초반이다. 3위 키움과 8위 KT는 고작 4.5경기 차다. 심지어 키움의 최근 10경기 상대는 8위, 9위(NC), 10위(한화)였다.
현 시점에서 키움은 여전히 불안한 3위라고 봐야 한다. 기본적인 전력이 지난 2~3년 전과 비교할 때 상당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빠져나간 핵심멤버가 수두룩하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을 시작으로 박병호(KT)와 박동원(KIA), 조상우(사회복무요원)가 없다.
여기에 이용규와 한현희는 부상 및 부진으로 올 시즌 거의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한다. 2018~2019년 제리 샌즈 이후 외국인타자는 계속 실패했다. 역대급 커리어를 가진 야시엘 푸이그는 8번 타자로 밀려나는 굴욕을 맛봤다.
그럼에도 중위권서 쉽게 밀려나지 않는다. 타 구단들도 키움이 예년보다 약해졌다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여전히 만만치 않은 상대라고 입을 모은다. 일단 타선의 힘은 각종 팀 타격 지표를 보듯 리그 최하위권이다. 김혜성과 송성문의 최근 분전에도 '이정후와 아이들'이라는 말이 맞다.
그러나 마운드와 디펜스는 꽤 건실하다. 우선 22일까지 팀 평균자책점 3.40으로 4위다. 3.38의 SSG~LG, 삼성과 큰 차이가 없다. 선발 평균자책점 3.17로 3위, 불펜 평균자책점 3.78로 4위다. 선발은 화려함을 자랑하는 SSG 다음 급이고, 불펜도 그렇게 처지지 않는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팀 WAR 8.26으로 2위다.
선발진은 안우진과 에릭 요키시의 원투펀치가 단단하다. 최원태, 타일러 에플러, 정찬헌이 지치는 3~5선발도 의외로 쉽게 안 무너진다. 불펜은 마무리 김태훈을 축으로 메인 셋업맨 김재웅에 이승호, 하영민, 문성현 등 왕년에 선발로 나섰던 투수들이 화려하게 변신했다.
수비의 경우 지난 2년 연속 최다실책 1위였다. 그러나 올 시즌 34개로 최소 2위다. 2루수로 변신한 김혜성의 WAA(대체선수대비수비승리기여도)는 0.881로 리그 전체 1위다. 김일경 코치의 영입과 함께 내야수비가 업그레이드 됐다는 게 홍원기 감독 평가다. 22일 경기서 4실책으로 무너지긴 했지만, 여전히 키움 수비력은 리그 최상위권이다.
여기에 히어로즈만의 무기가 더 있다. NC, KIA에서 몸 담다 4월 말에 키움 유니폼을 입은 김태진은 "일관성이 있다. 어느 팀이든 연패를 하면 순위도 떨어지고 신경도 쓴다. 그런데 정말 키움은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다. 어린 선수가 많은 팀인데 참 한결같다. 안 좋을 때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라고 했다.
연패에 대책 없이 긍정적으로 생각만 하면 안 된다. 내부적으로 플랜을 갖고 경기에 대비한다. 그와 별개로 개개인의 마인드만큼은 연승과 연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냉정함을 유지하려고 한다는 게 김태진의 시각이다.
이런 분위기는 누구에게나 결과에 대한 과도한 부담을 덜고 자신의 기량을 낼 수 있는 토대가 된다. 김태진은 "당연히 내 기량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 김태진이 이적하자마자 맹활약하는 게 키움 특유의 덕아웃 문화의 영향도 있다는 의미다. 여러모로 키움의 행보를 지켜볼 만하다.
[키움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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