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8이그는 어떨까.
키움 외국인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급기야 8번 타순으로 내려갔다. 홍원기 감독은 22일 고척 한화전을 앞두고 푸이그가 8번 타순에서 좋은 흐름을 타면 굳이 손을 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에서도 2번과 8번 타순에서 많은 경기를 했다"라고 했다.
44경기서 타율 0.201 5홈런 17타점 20득점 OPS 0.634. 약 2년 전부터 KBO리그 폭격을 확신하고 러브콜을 보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실망스러운 행보다. 결국 21일부터 2경기 연속 8번 타자로 나섰다.
적응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은 많았다. 그렇다고 개막 후 2개월이 다 돼가는 시점까지 올라오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드물었다. 푸이그의 기대 이하 행보를 두고 여러 분석이 있다. 분명한 건 좋은 구간을 좀처럼 길게 끌고 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12일 고척 두산전, 13일 수원 KT전서 잇따라 2안타를 쳤고, 14일 수원 KT전까지 3경기 연속안타를 날렸다. 보통 이런 흐름은 대폭발의 징후가 되지만, 이후 다시 4경기 연속 침묵했다. 21일 고척 한화전서 오랜만에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을 생산했으나 22일 경기서 다시 잠잠했다.
현 시점서 홍원기 감독의 푸이그 관련 디시전은 마침맞다. 타순을 내려서 타격기회를 덜 부여하는 게 맞다. 8번 타순 배치는 사실상 '마지막 처방'이라고 봐야 한다. 8이그로도 회생이 되지 않으면 다음 수순은 2군행이라고 봐야 한다. 어쨌든 키움도 치열하게 순위다툼 중이고 포스트시즌에 가야 하는 목적의식은 분명하다.
2020년과 2021년에 NC에서 뛴 애런 알테어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이동욱 전 감독은 알테어를 2020시즌 8번 타자로 배치해 큰 재미를 봤다. 당시 알테어는 8번 타순서 200타수 65안타 타율 0.325 17홈런 52타점 OPS 1.090을 기록했다.
시즌 성적이 타율 0.278 31홈런 108타점이었으니 NC의 2020시즌 디시전에 '8테어'는 대성공이었다. NC는 당시 창단 후 처음으로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전임 감독도 알테어가 시즌 초반 부진하자 8번으로 내렸다가 8번 타자로 펄펄 날자 거의 고정하다시피 했다.
푸이그도 2년 전 알테어 케이스가 된다면, 키움은 한 숨 돌릴 수 있다. 그러나 반대라면 2군행, 혹은 그 이상의 예상 하지 못한 수순을 밟아야 할지도 모른다. 모든 구단이 그렇듯, 키움 역시 영입 관련 외국인선수 리스트를 1년 내내 관리하고 있다. 이젠 푸이그에게도 자존심 문제다. 개막 후 187타석을 소화했다. 더 이상 적응 핑계를 대긴 어렵다.
[푸이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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