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홈런으로 감독에게 먹이려고 했습니다"
1392일 만에 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더그아웃에서 감독에게 주먹질을 하며 거친 세리머니를 펼쳤고 감독은 웃으며 넘겼다.
키움 히어로즈 김재현이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폭발했다.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재현은 LG 임찬규의 130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대형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이는 올 시즌 자신의 1호 홈런이며 2018년 인천 문학 SK전 이후 1392일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홈런을 친 뒤 당당하게 그라운드를 돌다 3루에서 박재상 코치와 마주쳤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하이파이브 세리머니를 거부했다. 이때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홈을 밟고 대기타석에 있던 김준완의 축하를 받은 뒤 더그아웃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가장 먼저 한 세리머니가 홍원기 감독을 주먹으로 때리는 거였다. 갑자기 주먹을 불끈 쥐더니 홍원기 감독에게 달려가 강하게 주먹질을 했다. 이 모습을 본 코치와 동료들은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환하게 웃으며 그의 마수걸이 홈런을 축하했다.
이유는 이랬다.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김재현은 "지난 경기에서 한 타석도 들어서지 못하고교체된 게 컸다. 내가 잘해야겠다. 보여줘야겠다"라고 생각했다. 때마침 홈런이 나와서 감독에게 강하게 표현한 것이었다.
키움은 지난달 박동원을 KIA로 트레이드 시키면서 이지영, 김재현 두 명의 포수가 안방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김재현은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타석에 들어서는 일이 많지 않았다. 이날 경기도 지난 13일 수원 KT전 이후 12일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이었다.
기회를 얻은 김재현이 보란듯이 실력으로 감독에게 보여줬다. 경기를 마친 뒤 홍원기 감독도 "타선이 집중력을 보여줬다. 특히 김재현 홈런과 이정후의 홈런으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며 김재현의 활약을 인정했다.
한편 이날 승리로 2연승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키움은 직전 맞대결 스윕패 아픔을 씻어냈고 LG와 공동 2위로 올라섰다.
[1392일 만에 홈런을 기록한 뒤 홍원기 감독에게 거친 세리머니를 펼친 김재현.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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