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LG 김현수의 타구가 잠실야구장 우측 담장 노란 폴을 스치며 외야 관중석 중단에 떨어졌다. 1루심은 힘차게 손을 돌리며 홈런 신호를 보냈다.
그런데 김현수는 멈칫하며 주춤거렸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일어난 일이다.
2-10으로 크게 뒤지고 있던 LG는 7회말 선두타자 루이즈가 수비 실책으로 출루하고 허도환, 이재원, 송찬의의 연속 안타로 2점을 추격했다. 이어 이형종의 내야 땅볼로 1점을 더 추격해 5-10을 만들었다. 그리고 2사 2루서 김현수가 하영민의 134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배트에 맞는 순간 키움 선수들은 고개를 떨궜고 LG 더그아웃의 선수들과 홈 팬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패색이 짙던 LG가 8점 차에서 3점 차로 추격하는 의미 있는 홈런이었다. 그런데 정작 홈런을 친 당사자인 김현수는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3루 베이스를 밟으며 김민호 코치와 하트 홈런 세리머니를 할 때도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애매한 표정을 지었고 홈을 밟은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을 때도 웃지 않았다. 오히려 두 손을 저으며 파울이라는 사인을 보냈다.
이 모습을 본 키움 홍원기 감독이 더그아웃 앞으로 나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비디오 판독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전광판에 보인 느린 화면에 노란 폴을 지나가는 야구공이 선명하게 보였다. 야구공이 보인다는 건 파울라인 밖으로 공이 넘어갔다는 걸 의미한다. 이렇게 7-10으로 표시됐던 전광판이 5-10으로 수정됐고 잠실벌을 열광시켰던 김현수의 홈런은 1루수 땅볼로 바뀌며 공격이 마무리되었다.
너무 솔직했던 김현수의 표정에 키움 더그아웃은 한치의 망설임 없이 자신 있게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었다. 결국 키움은 비디오 판독으로 위기를 넘겼고 LG는 추격의 동력을 잃으며 5-10으로 무릎을 꿇었다.
한편 '타격기계' 김현수는 현재까지 KBO리그에서 1997개의 안타를 쳤다. 3개의 안타를 추가하면 KBO리그 역대 16번째로 2000 안타를 달성하게 된다. LG는 이번 주 롯데와의 부산 원정경기와 SSG와의 잠실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김현수의 2000 안타는 이번 주에 달성될 가능성이 높다.
[심판의 홈런 사인이 당황하며 솔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김현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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