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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기대하죠."
KT는 2021-2022 FA 시장에서 3년 30억원에 박병호를 영입했다. 키움에 보상금 22억5000만원을 내주면서, 총 52억5000만원을 투자한 셈이었다. 지난 2년간 부상 및 부진에 허덕였지만, 고척스카이돔보다 작은 수원 KT위즈파크를 홈으로 쓰며 부활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실제 박병호는 올 시즌 완벽하게 부활했다.
더구나 박병호를 영입하면서 유한준의 은퇴 공백을 절묘하게 메우고, 나아가 간판타자 강백호와 시너지를 내는 그림을 그렸다. 좌우 쌍포에 외국인타자 헨리 라모스로 클린업트리오를 구축하면 중심의 파괴력만큼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강백호가 지난 3월 말 시범경기를 준비하던 도중 발가락을 다치면서 KT의 밑그림은 '찢어진 스케치북'이 됐다. 강백호는 3일 퓨처스리그 익산 KIA전을 거쳐 4일 수원 KIA전서 처음으로 1군 실전을 가졌다.
강백호가 복귀하면서 강정호-박병호의 '호호 브라더스'가 예정보다 2개월 늦게 가동된다. 박병호가 잔부상으로 3~4일 KIA전에 결장하면서 첫 가동은 5일 KIA전. 이강철 감독은 슬며시 웃으며 "박병호가 외로웠죠"라고 했다.
솔직하게 말했다. 이 감독은 "시너지야 기대하죠"라고 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호호 브라더스'의 실체, 효과, 시너지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하지 않는다. 그저 "투수들이(호호가 나란히 붙어있으면) 쉽게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유가 있다. 우선 강백호는 사실상 작년 11월 한국시리즈 이후 타이트한 실전이 없었다. 4일 KIA전서 잇따라 외야로 타구를 날리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이 감독은 "오랜만에 출전했지만 타구 방향, 질 등이 좋아 앞으로 타선에 힘이 붙을 것 같다"라고 했다. 그래도 실전 감각을 좀 더 올려야 한다.
또 하나. 이 감독은 KT 타선에 진짜 힘이 붙으려면 '호호 브라더스'에 그칠 게 아니라 새 외국인타자 앤서니 알포드까지 합류해야 한다고 본다. 알포드는 다음주 중으로 입국할 예정이다. 그러나 역시 정상 컨디션으로 올리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KT는 강백호와 외국인타자, 외국인투수 등 세 명의 주축이 한꺼번에 빠지면서 작년과 같은 힘을 발휘할 수 없었다. 그래도 국내 선발투수들이 대체로 우수한 투구를 하며 중위권서 어렵게 버텨왔다. 이 감독도 "먼저 점수를 못 뽑고 끌려가니 선발들도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우린 선발진은 항상 잘 돌아갔다"라고 했다.
다시 말해 경기흐름을 만들어가는 토종 선발진이 건재한 상황서 새 외국인투수 웨스 벤자민과 강백호, 알포드까지 정상적으로 가동되면 단순히 '호호 브라더스' 효과 이상의 뭔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현 시점에서 이 감독은 "알포드도 아직 검증을 못 받았다. 지켜봐야 한다"라고 했다.
어쨌든 시작점은 호호 브라더스의 진정한 합체다. 5일 수원 KIA전이 그래서 관심이 간다. 중위권서 사투를 벌이는 KT가 여름 대반격을 노린다. 다만, 당장 극적인 효과는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강백호(위), 박병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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